플랫폼 기업들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급성장하는 OTT 시장에 뛰어들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다. 치열해지는 플랫폼 경쟁 속에서 OTT 콘텐츠로 이용자를 더 많이 끌어들이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쿠팡 등은 OTT를 이용할 수 있는 멤버십을 이미 출시해 운영 중이고 카카오도 관련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라며 “오리지널 콘텐츠가 하나라도 대박 나면 플랫폼엔 매우 큰 수익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OTT를 운영하는 티빙에 투자한다. 두 회사는 투자유치 협상을 마무리하고 막판 세부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CJ ENM 계열사인 티빙은 지난 1월 JTBC스튜디오를 2대 주주(16.7%)로 맞아들였고, 네이버는 티빙 지분 10~15%가량을 확보해 3대 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총 투자금액은 수백억원 규모다.
네이버가 티빙과 연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네이버와 CJ그룹은 지난해 10월 총 60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했다. CJ그룹은 네이버 자사주 1.28%(6000억원)를 가져갔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 자사주 7.85%(3000억원), CJ ENM 자사주 4.99%(1500억원), 스튜디오드래곤 신주 6.26%(1500억원)를 확보했다. CJ ENM은 티빙 지분 83.3% 소유하고 있다.
자체 OTT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네이버는 티빙 활용도를 점점 높이고 있다. 월정액제로 운영되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혜택 중 하나로 티빙 무제한 이용권을 3월부터 제공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네이버는 멤버십에 티빙 관련 혜택을 더 늘릴 계획이다.
카카오도 OTT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달 영상 스트리밍 업체 아이앤아이소프트를 250억원에 인수했다. 아이앤아이소프트는 해외 OTT 사업자들과 영상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는 등 다양한 업력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는 내년을 목표로 자체 OTT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엔 카카오M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거 공개했다. 드라마 ‘아만자’ ‘연애혁명’과 예능 ‘찐경규’ ‘내 꿈은 라이언’ 등을 공개했다. 2023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도 발표했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자체 OTT ‘쿠팡플레이’를 선보였다. 쿠팡 멤버십(와우 멤버십)을 이용하는 회원들이 추가비용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오리지널 ‘스파이더맨’ 시리즈,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등 영화와 ‘맛있는 녀석들’ ‘금쪽같은 내 새끼’ 등 국내 예능 콘텐츠를 갖췄다. YBM, 대교의 교육 프로그램도 볼 수 있다.
국내 OTT 시장은 온라인 콘텐츠 소비 문화의 확산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2014년 1926억원이던 시장 규모는 2019년 634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7801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평균 26%의 성장세다. 플랫폼 업체들은 OTT로 ‘록인(lock-in)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OTT를 미끼로 쇼핑, 금융 등 플랫폼 다른 분야로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어서다. 아마존은 OTT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을 2004년 출시했고, 이 멤버십을 지렛대로 1억50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해 글로벌 1위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올라섰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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