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교보문고와 예스24가 올 상반기 서적 판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판타지 요소를 강조한 책들이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을 다수 차지했다.
교보문고와 예스24 모두 전체 판매 1위는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팩토리나인)이 차지했다. 잠이 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꿈을 파는 백화점 얘기를 담은 판타지 소설이 상반기 서점가를 평정한 것이다.
지난 4월 말 출간된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매트 헤이그 지음, 인플루엔셜)가 최근 주간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소설 분야 판타지물 강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교보문고에선 올 상반기 판타지 소설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97.6% 늘면서 전체 소설 판매량 증가세(3.6%)를 이끌었다.
만화 분야에서도 귀신과의 대결을 그린 판타지물 《귀멸의 칼날》(학산문화사) 시리즈가 압도적 1위를 굳힌 모습이다. 교보문고의 경우 올 상반기 공상과학(SF)·판타지 만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5.5% 증가하면서 전체 만화 판매량 증가세(57.6%)를 주도했다.
독자들의 성공 열망이 반영된 투자 관련서도 초강세를 보였다. 양사 모두 베스트셀러 2·3위는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염승환 지음, 메이트북스)과 《2030 축의 전환》(마우로 기예 지음, 리더스북)이 차지했다.
최근의 투자 열풍을 반영하듯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윤재수 지음, 길벗) 《나의 첫 투자 수업. 1: 마인드편》(김정환 지음, 트러스트북스) 《주린이도 술술 읽는 친절한 주식책》(최정희 지음, 메이트북스) 등 초보 투자자의 ‘대박 기대’를 자극하는 책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출판계에선 장르를 가리지 않는 판타지물의 강세 원인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위로와 공감을 구하는 심리 확대 △경제난 및 격차 확대에 대한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빠른 성공 열망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진행된 게임과 드라마, 책 간의 콘텐츠 교류 등을 꼽았다. 웹소설·웹툰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판타지물이 일반 출판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한 영향도 작지 않았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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