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2분기 실적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돼 있다는 진단도 있다.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일각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 반도체 부족 현상, 소비심리 둔화 등의 요인이 맞물리면서 이르면 3분기부터 실적 기대가 사그라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지난달에 비해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증가한 종목은 24개다. 실적 전망이 낮아진 종목은 14개다. 실적 기대가 최근 가장 높아진 종목은 SK이노베이션이다. 지난달까지 3361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 전망치가 이달 들어 3596억원으로 올랐다. 국제 유가가 꾸준히 오르고, 정제 마진까지 개선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항공유 등의 소비가 살아나고 배터리 사업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어 전망도 밝다”고 설명했다. OCI, 이녹스첨단소재, 에쓰오일, LG디스플레이, CJ ENM 등도 지난달 대비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
현대백화점, 호텔신라 등 코로나 피해 종목들도 전망치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0% 늘어난 543억원의 영업이익을, 호텔신라는 142억원의 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현대제철, 세아베스틸 등 철강주도 최근 석 달 새 이익 전망치가 각각 83%, 176%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2분기 실적 전망치가 최근 전달 대비 소폭(0.2~3%) 줄었다. 반도체 부족 현상에 따른 출고 지연 등의 악재가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여전히 코로나19 기저효과를 톡톡히 누릴 종목으로 꼽힌다.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5%, 763% 증가한 수준이다.
2차전지 소재업체 엘엔에프, 5G 부품주 케이엠더블유도 지난 석 달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크게 줄었다. 게임업체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은 각각 3월 대비 이익 추정치가 30%씩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기저효과가 정점에 달했던 2분기를 지나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실적 효과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운용 대표는 “2분기 실적이 좋을 것이란 전망은 공통된 의견이지만 최근 들어 반도체 부족 현상, 유가 상승 등 다양한 변수로 전망치가 조정되는 종목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르면 3분기부터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더욱 셈법이 복잡한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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