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대기 발령'이 불붙인 게임업계 전환배치 논란

입력 2021-06-07 17:32   수정 2021-06-08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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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회사 넥슨코리아의 일부 직원 대기발령 조치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회사 측은 그동안 1년이 넘도록 이들 직원에게 업무 기회를 충분히 줬다고 주장한다. 반면 넥슨 노조는 부당한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넥슨코리아는 지난달 넥슨코리아와 자회사 네오플 직원 16명에게 3개월 대기발령 조치를 했다. 1년 이상 전환 배치를 기다렸던 직원들이다. 그동안 보직 없이 정상 월급을 받던 이들 직원은 대기발령 이후부터는 기존 임금의 75%를 받게 된다. 또 별도 교육비 월 200만원을 받아 학원 등에서 자기계발을 한 뒤 사내 채용 면접을 봐야 한다. 넥슨 노조는 당사자 동의 없는 일방적인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사측 주장은 다르다. 넥슨 관계자는 “전환 배치 대상자들의 업무 배치를 위한 전담팀을 만들어 밀착 지원했다”고 말했다. 전담팀은 인력 충원이 필요한 조직과 전환 배치 대상자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사내 교육과 업무 역량 향상에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넥슨은 2019년 신규 게임 프로젝트를 잇달아 종료했다. 8년 동안 600억원 이상의 개발비를 투입한 게임 ‘페리아연대기’ 개발도 중단했다. 당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넥슨이 성장하기까지 가장 큰 원동력이 된 직원 여러분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9년 8월부터 현재까지 600여 명의 전환 배치 대상자 가운데 대다수는 내부에서 일자리를 다시 찾았다. 이번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직원은 이런 과정에서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한 경우로 전체의 2% 수준이다.

이번 논란은 전환 배치가 잦은 게임업계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흥행 여부에 따라 부침이 심한 게임업계는 수백 명이 투입되는 대형 게임 개발이 중단되거나 영업을 종료하면 업무가 갑자기 사라지는 사례가 빈번하다. 그렇다고 이미 인원수를 다 채워 가동 중인 다른 프로젝트로 중간에 투입하는 것도 간단치 않다. 이런 이유로 게임사는 직원 전환 배치는 물론 권고사직도 비일비재했다.

이들 직원을 즉시 전환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에 회사 측이 난감해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직장인용 익명 커뮤니티 서비스 블라인드에서는 “한 번 뽑은 직원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과 “회사가 직원을 강제 배치하면 게임 개발 효율이나 팀워크가 깨지는 등 경쟁력을 해치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넥슨은 대기발령 직원을 3개월 뒤에도 계속 지원할 방침이다. 넥슨 측은 “3개월 후에는 다시 정상적으로 전환 배치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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