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글로벌 스마트폰과 노트북 시장에서 지난 4년간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하락하거나 정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스마트워치·무선 이어폰(TWS) 등에서 압도적인 판매량 1위를 이어가면서 모바일 기기 시장 전역에서 장악력을 보다 확대하는 모양새다.
애플은 지난 7일(현지시간)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열고 대대적인 소프트웨어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올 하반기부터 신형 맥북, 증강현실(AR) 헤드셋, 폴더블 아이폰 등 하드웨어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개편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의 격차가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삼성은 정체 중…
9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노트북 판매량은 전년 대비 2%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이 수치는 잠정치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노트북 시장은 2018년과 2019년에 전년 대비 각각 -0.1%, 1% 성장했다. 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로 연간 성장률이 미미한 상태가 지속됐지만, 지난해는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다.
업체별로는 애플이 지난해 노트북 시장에서 9%대의 점유율을 거둬 전체 6위를 기록했다. 1위는 레노버로 22.6%, 2위 휴렛팩커드(HP) 18.7%, 3위 델 12.9%, 4위 아수스 11.5%, 5위 에이서 9.3% 다음이다. 지난 4년 간 브랜드별로 점유율 변화는 약간씩 있었지만, 순위 자체에는 변화가 없었다.
삼성은 애플에 뒤이어 7위다. 하지만 점유율은 1%대로 애플과의 격차는 7.7%포인트로 꽤 크다.
지난 4년 간 애플은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추세지만,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다. 2017년 애플의 점유율은 8.4%였으나 2018년 8.8%, 2019년 9.2%, 2020년 9.0%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1.4%에서 2019년과 2020년 각각 1.3%로 하락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애플은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판매량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애플과의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판매량 점유율은 19%로 전년 대비 1%포인트 하락했지만 1위는 유지했다. 2위는 4%포인트 차이로 애플(15%)이 차지했다. 2019년 화웨이에 밀려 3위를 기록했던 애플은 1년 만에 2위를 탈환했다.
2019년 1위는 삼성(20%), 2위는 화웨이(16%), 3위는 애플(13%) 순이었다. 2018년에 1위는 삼성(19%)였고 애플과 화웨이가 각각 14% 동률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패권 노리는 애플
애플은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도 지난해 31% 점유율을 기록하며 샤오미(9%), 삼성(7%) 등과 큰 격차로 1등을 차지했다.
스마트폰 판매량에서만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 입장에서는 고민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각종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이 정체를 보이는 상황에서 애플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최근 소프트웨어를 대폭 개선한 데 이어 올 하반기부터 하드웨어 라인도 공격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전문가인 밍치궈 대만 TF인터내셔널 증권 연구원은 7일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2022년 2분기에 AR 머리 착용 디스플레이(HMD)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밍치궈는 올해 3분기에는 신형 맥북 시리즈, 2023년에는 폴더블 아이폰 출시가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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