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호재 앞 숨 고르기"…'암호화폐계 워런 버핏'의 전망

입력 2021-06-08 15:01   수정 2021-06-08 15:33


암호화폐계의 워런 버핏이라 불리는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비트코인은 숨 고르기 단계에 있다며 다가올 호재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의 성장을 꼽았다.

마이크 노보그라츠는 지난 주말(현지시간)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상승하려면 기관의 투자가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의 시가 총액은 1조 5000억 달러로 아직은 전 세계 부의 0.03%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2%, 3%로 상승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하락장에 대해서는 “기관 투자가와 헤지 펀드들이 과거 9000달러에서 산 비트코인이 6만 달러까지 돌파하자 차익실현하려는 탓”이라며 “새로운 상승 국면을 앞두고 향후 긴 조정 기간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지금은 이러한 조정 기간”이라고 말했다.

노보그라츠는 비트코인 ETF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최종 승인된다면 비트코인이 상승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10개 이상의 비트코인 ETF 신청이 승인 대기 중인 상태다. 노보그라츠는 지난 2월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게리 겐슬러가 SEC 회장이 된다면 올해 안에 비트코인 ETF를 승인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현재 게리 겐슬러가 위원장으로 있는 SEC는 오는 6월 17일 비트코인 ETF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미국 큰 손들은 대부분 50~80세로, 주로 투자자문사를 통해 투자를 하기 때문에 ETF가 있다면 손쉽게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트코인 ETF가 승인된다면 비트코인의 가격은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암호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BlockFi)와 같은 중앙 집중식 디지털 자산 플랫폼과 디파이와 같은 탈중앙화 금융을 통해 암호화폐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옵션의 폭증도 저금리 상황에서 자본을 끌어들이고 있다. 블록파이는 연평균 4.5% 수익률을 낸다고 광고하고 있으며, 토르체인(THORChain)과 같은 디파이는 15%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 노보그라츠는 자산을 빌려주는 기업으로 (블록파이가) SEC의 타깃이 될 수도 있지만, 겐슬러 SEC 위원장은 암호 화폐에 대한 이해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우려는 적다고 말했다.

노보그라츠는 “모든 규제가 나쁘지만은 않다. 좋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겐슬러 SEC 위원장이 현명한 규제를 내놓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5년 동안 디파이가 날아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기존의 은행과 대출 기관에는 악재일 수 있다. 실제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올해 초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비은행 경쟁자들은 규제 없이 더 민첩하게 운영할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디파이의 엄청난 성장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토르체인과 같은 디파이 프로토콜의 총 가치는 지난해 12월 165억 달러에서 올해 5월 1600억 달러로 거의 100배 증가했다.

노보그라츠는 “은행은 비트코인보다는 디파이에 로비를 할 것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모든 것을 디지털 자산으로 가져오는 트로이 목마와 같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며 승자와 패자가 나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맹진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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