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우리는 '에어택시' 타고 집에 간다 [권영대의 모빌리티 히치하이킹]

입력 2021-06-10 08:00  

SF(공상과학) 영화 ‘백 투더 퓨처’에서부터 최근의 ‘마블 시리즈’까지 대부분의 SF 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수직이착륙기이다. 공상과학 영화에서 수직이착륙기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을 뿐만 아니라, 많은 과학자, 공학자, 사업가들에게도 영감을 주었다.

그러나 수직이착륙기를 활용한 신종 이동 수단은 이제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CES 2020에서 ‘에어 택시’(또는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 Urban Air Mobility·UAM) 사업 추진을 천명한 바 있다. CES 2021에서는 GM과 Archer까지 가세했다. 본격적인 사업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모빌리티 시대에는 사용자가 다양한 이동 수단(멀티 모달·multimodal)을 활용하여 최종적으로 목적지에 도달하게 된다. 이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킥 보드, 전기 자전거, 기차와 함께 비행기 등 다양한 이동 수단을 포함하는 의미다.

◆친환경 수직이착륙기만으로 에어택시 운영? 'No'

에어 택시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친환경 수직이착륙기의 개발의 필수다. 이를 위해 Airbus, Bell Helicopter 등 전통적인 항공기 제조사서부터, Joby Aviation, ZeroAvia 등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사업자들이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고 매진하고 있으며, 다수의 프로토타입의 친환경 수직이착륙기들이 속속 등장할 예정이다.

하지만, 친환경 수직이착륙기만 개발된다고 당장 에어 택시가 실현될 수는 없다. 에어 택시는 기체가 아니라, 서비스이자 사업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에어 택시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친환경 수직이착륙기 뿐만 아니라 복합적이고 다양한 변수들이 동시에 실현되어야 한다. 다양한 변수란 ‘기체가 착륙하고 이륙하면서 승객을 태울 수 있는 공항을 포함한 인프라’, ‘이를 통제하기 위한 운영 통제 시스템(Air traffic management system)’, ‘기체 인증 등을 포함한 정책 입법’, 그리고 마지막으로 ‘승객들의 지불의향, 사용의지와 안전에 대한 수용’을 포함한다. 이렇게 복합적이고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에어 택시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적지 않다. 대중화를 위해서는 비용도 추가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주요도시 상업화 가능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어 택시는 2030년 이내에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Y는 최근 에어 택시의 상용화 시점을 예상하기 위해 대규모 연구를 진행했다. 이 결과(아래 그림 참조) 낙관적인 경우 2023년에 일부 도시에서 상업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2030년이면 일부 도시에서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출처: BIS Research & EY analysis


인프라 측면에서는 Group ADP, Volocopter, Uber 등의 사업자가 기존의 공항 시설을 활용한 인프라 구축과 수직공항(Vertiports), 또는 하늘공항(Skyports) 컨셉으로 새로운 인프라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운영통제 시스템 측면에서는 항공(Air) 운영시스템과 지상(Ground) 운영 시스템이 필요한데, 이는 Uber와 Vertical Aerospace 등이 솔루션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인증 규제 측면에서도 유럽의 인증기관인 EASA(유럽항공안전청)와 FAA(미국 연방항공청)에서 사업자들과 협업하여 인증 제도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각국 정부, 인증제 마련 중...한국서도 현대차 등 준비 활발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 그룹이 이 분야를 리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19년 UAM 사업부를 설립하였고, 이후 2020년 CES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 비전을 발표(사진)하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그룹사 역량 뿐만 아니라, 영국의 어번에어포트, 인천국제 항공사 등 국내외의 다양한 사업자와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 모델을 조기에 구축하기 위해서, 외부 역량을 활용한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수적이라는 측면에서 현대자동차 그룹의 변화는 긍정적이다.

이렇게 다양한 사업자들과 정부기관의 노력은 에어 택시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세계 5대 자동차 강국으로서 한국은 지금까지 자동차 중심의 모빌리티 산업의 선두국가 중 하나였다. 멀티모달 시대에도 한국이 에어 택시를 포함한 모빌리티 산업의 선두국가가 되기를 희망한다.
늦어도 2030년이면 세계 주요 도시에서는 에어택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장대한 광경을 서울을 비롯한 부산, 인천, 대구 등 한국의 주요 도시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길 바란다.

≪이 기사는 06월01일(14:1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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