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은 최근 간호사들이 근무 형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유연근무를 시작했다고 8일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간호사들의 근무시간은 낮(오전 7시~오후 3시), 저녁(오후 3~11시), 야간(오후 11시~오전 7시) 등 3교대로 돌아간다. 병동 관리자급인 수간호사가 매달 근무표를 짜서 근무시간을 분배한다. 이렇다 보니 일정한 시간대에 지속적으로 일할 수 없어 생체리듬이 깨지고, 만성적 피로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삼성서울병원은 간호사들이 네 가지 근무 형태 중 하나를 매달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야간 전담 △낮·저녁·야간 중 2개 고정 근무 △12시간 2교대 △기존 3교대 등이다.
유연근무제를 시행하면 간호사들이 개인 생활 패턴에 맞춰 근무 가능 시간대를 사전에 정할 수 있다. 예컨대 육아 등으로 인해 야간 근무가 어려웠던 간호사들은 야간을 제외한 낮·저녁 고정 근무만 선택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전체 근무 형태에서 3교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60%에 달했지만,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뒤에는 1%로 줄었다. 대신 낮·저녁·야간 중 고정 근무를 선택하는 방식이 60%를 차지했다.
사직, 병가, 조퇴 등으로 갑작스러운 인력 공백이 생기는 경우를 대비해 고참 간호사로 이뤄진 ‘에이스팀’도 꾸렸다. 각 병동에서 결원이 발생하면 에이스팀이 곧바로 현장에 투입된다. 병원 관계자는 “36%에 그쳤던 간호사 근무 만족도가 유연근무제 도입 후 68%로 두 배가량 올랐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7월부터 약 8개월간 시범사업을 거쳐 제도를 보완했다. 현재 56개 병동 중 48곳에서 유연근무제를 운영 중이다. 뇌혈관, 심장 등 집중 치료가 필요한 중환자 병동을 제외한 모든 입원 병동에 도입했다.
일반 직원들의 근무환경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 최대 1개월까지 쉴 수 있는 ‘리프레시’ 휴가 제도, 출퇴근 시간 자율 선택제, 재택근무 등이 대표적이다. 권오정 삼성서울병원 원장은 “중증환자 비율이 높은 상급 종합병원으로서 의료진의 건강한 일상은 환자 안전, 치료 성과 향상과 직결된다”며 “근무 형태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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