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金)도 부동산과 같이 실물자산으로 오랜시간 꾸준한 수요를 가지고 있는 상품입니다. 우리나라 집집마다 반지, 목걸이를 비롯한 장신구를 포함해서 금이 없는 가구는 거의 없을 만큼입니다. 이처럼 친숙한 귀금속중 하나인 금과 아파트와 같은 부동산을 비교하면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부동산과 금은 공히 한정된 자원으로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물가 상승시 이를 보완해주는 자산)입니다. 가격 추이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주택가격이 꾸준히 상승한 반면, 금은 10년 주기로 상승과 하락하는 주기를 보여줍니다. 주택은 사람이 거주하기 위한 필수재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금은 산업수요를 제외하면 실생활에 꼭 없어도 되는 기호 상품에 속합니다. 따라서 현재 전국민이 주거용 부동산 가격에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반면, 금은 선물용으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입니다.
금을 투자하는 여러가지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국제 금 거래단위는 트로이온스(T. oz) 단위로 거래됩니다. 1트로이온스는 31.1 그램이고, 국내의 전통적인 거래 단위인 1돈은 3.75그램입니다. 국제 금가격은 1 온스당 달러화로 거래되고 현 시세는 1900달러 내외(1온스당), 국내 금가격은 국제 금가격을 1그램당 원화가격으로 환산해 고시하고 거래합니다. 1그램당 6만50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금 투자는 다른 금융상품처럼 이자와 배당이 없고,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됩니다. 때문에 메인투자 자산보다는 포트폴리오 분산차원에서 5년 이상 장기투자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기투자로 접근하는 경우 골드 ETF, 금펀드, 골드뱅킹 등으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3년 이상 중장기 투자를 생각하는 투자자라면 골드통장, 골드바를 매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금 가격은 수요와 공급, 달러화의 가치, 원자재 상품가격 등의 변동의 요소에 의해 주로 영향을 받습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와 비교하여 달러화 가치가 올라가면 금 가격이 떨어지고, 달러화 가치가 내려가면 금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최근에는 시장의 변동성 증가와 인플레이션 헷지 수요가 몰리면서 미 달러화와 골드 가격이 동반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보태 금을 거래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큰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금 가격에 연동해서 거래를 하는 방법으로는 ETF와 금 통장(골드뱅킹) 거래가 있습니다. ETF는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금 인덱스펀드를 시가대로 매입과 매도를 합니다. 금 가격에 연동되지만 펀드로 운용됩니다. 일정 부분 괴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금 ETF는 주식매매처럼 실시간으로 거래가 가능합니다. 주식투자를 병행하는 공격형 투자자나 시장상황을 예측해서 적극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합니다.
금 통장으로 금을 사고 파는 것은 그램(g) 단위 (소수점 단위도 가능) 또는 원화금액을 입력하면 금액에 해당하는 금을 그램으로 환산해 매입이 가능합니다. 적립식으로 주기적으로 금을 매입할 수 있고, 필요할 때마다 자유롭게 매입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적립된 금은 일부 또는 전부 매도가 가능하고, 실제 금으로 인출하려면 10% 부가가치세를 부담하면 됩니다. 금 실물을 은행 통장으로 꾸준히 모으고자 하는 직장인에게 적합합니다.
골드바 투자는 주로 100g, 1kg 단위로 판매하고, 매입시에는 10%의 부가가치세를 부담해야 합니다. 매도시에는 세금이 별도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국제 금가격 및 원달러 환율에 따라 매일 매매 시세가 달라집니다. 시간을 두고 증여, 상속 차원에서 골드바를 매입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산 포트폴리오 분산차원에서 골드바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산의 일정부분을 분산투자하고자 하는 자산가들에게 적합합니다.
금 펀드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금에 직접 투자하는 상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금 관련 산업, 금광회사 등의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금 실물가격의 변동에 따라 같은 흐름을 보이지만 100% 금 가격에 연동하지 않습니다. 국제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면 그 상승폭만큼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의 주식가격이 따라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대신 보유주식의 주가상승과 배당금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장기, 분산투자를 하고자 하는 펀드 투자자에게 적합합니다.
필자는 아침에 업무를 시작할때 스마트폰 뱅킹을 이용해 골드통장에 0.2그램(1만3000원 내외)과 실버통장에 10그램(1만원 내외)을 매입합니다. 그러면서 매일의 골드, 실버 시장상황과 수익률 체크를 합니다. 골드바를 매입 또는 매도하고자 하는 고객분들과 상담을 위해서 하는 매일의 루틴한 일정입니다.
금은 변동성이 있는 자산이지만, 실물을 바탕으로 거래를 하는 상품입니다. 대상 자산이 한정되어 있고, 물리적으로 없어지지 않는 특성이 있습니다. 10년을 적립식으로 꾸준히 사모아서 투자를 한다면 시장수익률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내가 투자한 자산이 없어지지 않고, 꾸준히 장기투자가 가능한 금을 투자자산의 일정부분 투자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PWM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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