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주요 택배사가 너나없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진뿐 아니라 시장 점유율 50%를 웃도는 업계 1위 CJ대한통운과 ‘유통 공룡’ 롯데그룹의 롯데글로벌로지스도 늘어나는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수천억원대 투자를 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시장 성장세를 타고 기업공개(IPO)와 자산 유동화를 통한 대규모 자금 확보를 준비 중이다.
올해만 3498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CJ대한통운은 이 중 55%가량인 약 2400억원을 택배 분야에 투입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회사 최초의 메가허브터미널인 충북 진천센터를 내년 1월 1일 공식 오픈한다. 롯데그룹이 단일 터미널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3380억원을 들여 짓는 물류센터다.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시스템이 구현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하루 150만 상자를 처리하는 메가허브터미널이 문을 열면 유통 분야와의 연계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진천뿐 아니라 전국에서 설비투자를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도 2025년까지 택배 분야에만 5094억원을 쏟아붓는다. 이 중 대전 메가허브터미널 신축에만 3000억원을 투입한다. 한진 관계자는 “나머지 2000억원은 다른 지역의 물류센터 추가 확충과 자동화 투자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이 미래 기업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시작한 소규모 스타트업 물류 처리 서비스인 ‘원클릭 서비스’는 가입 기업이 3만 곳을 돌파했다.
비상장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상장과 롯데리츠를 통한 자산 유동화가 예상되는 회사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되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상장으로 끌어들인 현금으로 물류 인프라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현재 자금 조달 환경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상장 계획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며 “다만 롯데리츠와의 시너지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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