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프린트는 종이 위에 유제와 수채화 물감 등을 붓으로 바른 후 필름을 올려 놓고 빛을 쬐 이미지를 인화하는 방식이다. 손으로 모든 과정을 해야 해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컴퓨터로 사진을 손쉽게 인화할 수 있는 디지털 시대에 최씨는 지난 10여 년 동안 ‘수행’과도 같다는 검프린트 작업을 이어왔다. 제작이 복잡하지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평론가 발터 베냐민은 기술의 발달로 예술작품의 ‘아우라’가 붕괴한다고 말했다. 무한복제가 가능한 사진 등의 장르엔 흉내 낼 수 없는 ‘고고한 분위기’를 뜻하는 아우라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 최씨와 같은 작가들은 옛 방식을 사용해 사진 작품에도 아우라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나이티드 갤러리 14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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