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국민권익위 전수조사 결과 부동산 불법거래 등 비위 의혹이 드러난 의원 12명 전원에 대해 자진탈당을 권유하기로 해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9일 현재까지 탈당 권유를 받은 의원들 중 잘못을 인정한 사람을 단 한 명도 없다. 일부는 탈당 권유를 수용한 후 의혹을 벗고 복당하겠다고 밝혔지만 상당수는 탈당 불가 입장을 밝힌 상태다.
민주당이 의혹의 경중과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전원 탈당'이라는 초유의 고강도 조치를 꺼내 든 것은 부동산 문제를 둘러싼 여권의 '내로남불' 시비를 끊어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민주당이 자진탈당을 권유한 의원은 김주영 김회재 문진석 윤미향(이상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김한정 서영석 임종성(이상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 양이원영 오영훈 윤재갑 김수흥 우상호(이상 농지법 위반 의혹) 의원이다.
다만 이 가운데 비례대표인 윤미향·양이원영 의원은 자진 탈당을 하면 의원직도 상실하게 되기 때문에 출당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선당후사의 입장에서 수용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의혹이 해소되는 대로 복당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8일) 최고위원회 후 브리핑에서 "정치사에 이렇게 많은 의원을 대상으로 출당 또는 자진탈당을 조치하는 경우는 없었을 것"이라며 "부동산 투기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너무 크고, 정치인들의 내로남불에 비판적인 국민 여론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부동산 투기 의혹 사안만큼은 선제적 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의 탈당 권유 결정이 발표되자마자 해당 의원들은 줄줄이 기자회견을 열고 반발했다.
김한정 의원은 "납득하기가 어렵다"며 "(지도부가) 이성을 좀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회재 의원은 "권익위는 잘못된 수사 의뢰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저는 상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당 지도부의 '탈당 권유'에도 해당 의원들이 반발하며 조치에 응하지 않으면서 실효성을 거둘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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