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분 먹기·매 맞기·40km 걷기…'빛과 진리교회' 목사 등 3명 기소

입력 2021-06-10 09:46   수정 2021-06-10 09:53


교인들을 상대로 갖가지 가혹행위를 하거나 이를 방조한 혐의로 ‘빛과 진리교회’ 관계자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종교단체 리더 선발 교육 훈련 과정에서 교인들을 상대로 인분을 먹게 하고 매 맞기를 하는 등 가혹행위를 하거나 행위를 방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렬)는 이 교회 대표인 김명진 담임목사(61)를 강요 방조와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교회의 훈련 조교 리더인 최모(43)씨와 A(46)씨는 강요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담임목사는 2017년 5월~2018년 10월 교육 훈련을 총괄하면서 훈련의 위험성과 실태를 알면서도 최씨와 A씨가 훈련 참가자인 피해자들에게 가혹행위를 하도록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담임목사가 이 훈련을 처음 고안해 시행했고 설교를 통해 훈련의 수행을 강조해온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그는 2016년 3월부터 2020년 4월까지 교육감에게 등록하지 않고 학원을 설립하고 운영한 혐의도 있다
.
최씨는 2018년 5월께 종교단체 리더 선발 훈련 참가자인 피해자에게 리더 선발과 훈련 과정에 불이익을 가할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후 피해자에게 대변을 먹게 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전송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6월부터 10월까지 피해자들에게 약 40㎞를 걷도록 하고 얼차려를 시키기도 했다. A씨도 2017년 11월 훈련 참가자인 피해자에게 대변을 먹게 하고 같은 해 5월부터 11월까지 피해자들에게 40㎞ 걷기, 불가마 버티기, 매 맞기 등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최씨와 A씨에게 당한 피해자는 총 4명으로 조사됐다. 앞서 피해자들은 지난해 4월 서울북부지검에 업무상과실치상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동대문경찰서에 사건을 넘겨 수사지휘 명령을 내렸다. 경찰은 지난 1월 15일 최씨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지난 2월 사건을 송치받은 뒤 보강 조사를 거쳐 이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검찰은 훈련 과정에서 뇌출혈·후유장애 상해를 입은 교인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상 혐의와 김 담임목사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 교회 재정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선 증거 부족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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