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마포구와 강동구 내 헬스장과 실내 골프연습장의 영업시간이 오는 12일부터 한 달 동안 오후 10시에서 자정까지 2시간 연장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월 업종·업태별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다르게 적용하는 '서울형 상생방역'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지 두 달 만에 나온 시범사업이다.
서울시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형 상생방역' 시범사업을 공개했다. 시범대상이 되는 시설 수는 마포구 176개, 강동 201개로 이중 신청을 한 업소는 모두 영업시간 연장을 허용하겠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대상 시설은 마스크 착용과 주기적인 PCR(유전자 증폭) 선제검사, 오후 10시 이후 이용인원 제한, 환기 등 강화된 4대 방역수칙을 적용해야한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체력단련장과 실내 골프연습장은 회원제로 운영돼 이용자 관리가 용이하고, 업종 특성상 늦은 시간대까지 운영해 대상시설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거론되던 일반 식당, 노래연습장, 학원 등은 모두 시범대상에서 빠졌다. 박 국장은 "식당, 카페, 노래연습장은 영업시간 연장에 따른 실익은 크지만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위험이 있고 최근 이 시설들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해 시범사업을 적용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서울시는 시범사업 결과에 평가해 ‘서울형 상생방역’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지난 4월 취임 직후부터 ‘서울형 상생방역’ 도입을 추진해 왔다. 일률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서울시는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헌팅포차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5시~밤 12시로 차등화하는 방안 등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다시 빨라지는 가운데 오 시장의 독자 방역 추진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고, 두 달여간 논의 끝에 ‘서울형 상생방역’의 방향도 수정됐다.
서울시가 서울형 상생방역에 시동을 걸면서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독자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지자체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제외하고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중앙정부가 권고하는 거리두기 단계 기준이나 방역 지침을 조정할 수 있는 자율권이 부여돼 있다. 다만 방역 당국은 이를 수정할 때 사전 협의를 거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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