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2주 신고가 찍은 종목, 코로나 전보다 2.8배 늘었다

입력 2021-06-10 16:01   수정 2021-06-10 16:10


2~3일에 한 번씩 주인공이 바뀌는 순환매 장이 이어지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이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약 3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는 3300선을 넘보며 순항하고 있지만 잊혀졌던 종목이 소환됐다가 조정 받는 일이 반복되면서 투자처를 찾기 쉽지 않은 장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빠른 순환매를 따라가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개인 투자자는 내년 영업이익이 개선될 종목을 찾아야 할 때라는 조언이 나온다.
○2.8배 늘어난 52주 신고가 종목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지난 9일까지 총 26거래일 간 유가증권시장·코스닥 시장에서 52주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은 총 4808개였다. 이 중에서 2회이상 신고가를 경신한 중복 종목을 제거하면 총 820종목이 52주 신고가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서 363개 종목, 코스닥 시장서 457개 종목이 나왔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52주 신고가 경신 종목은 총 1387개로 나타났다. 중복 종목을 제거하면 296개가 신고가를 찍었다. 올해 5~6월9일 신고가 종목이 2019년 대비 2.8배 가량 많았다. '주식 어려워졌다'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아졌지만 오히려 수익을 낼 기회는 더 많았던 셈이다.

이 기간 가장 많은 52주 신고가 종목을 낸 업종은 투자 및 종금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 67개 종목이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외에 금속 및 광물(63개), 섬유 및 의복(59개), 식료품(46개), 건설(45개), 기계(43개), 자동차부품(40개), 미디어(37개), IT서비스(29개) 순이었다.
○빠른 순환매·실적 장세의 단면
52주 신고가 종목이 크게 늘어난 근본적인 원인은 유동성과 기업의 실적 회복이 만난 데 있다. 넘치는 유동성이 '실적 회복 현상'과 만나면서 순환매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경기가 좋지 않으면 특정 주도 업종에만 돈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만 최근처럼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경기까지 좋아지면서 순환매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엔 두산중공업 대한전선 등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단기간에 밀어올렸다가 조정받는 사례가 많았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최근 시장의 관심사는 실적 추정치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이라며 "실적 장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작은 뉴스에도 시장에 크게 반응하는 순환매 장이 펼쳐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업이익 좋아질 종목 찾아라"
대형주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동안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종목까지 돌아가면서 상승세를 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경기민감주를 비롯해 가치주, 여행주, 운송주, 소비재주, 미디어주 등이 돌아가면서 고점을 찍으면서 투자할 종목 자체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순환매에 올라탈 기회를 엿보지 말고 앞으로 실적이 개선될 기업을 발굴해 투자해야할 시기라고 조언한다. 주가가 상승한 뒤 조정을 받는 기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기 때문에 자칫 고점에서 물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 40.8%였던 영업이익률이 전년대비 2%포인트 이상 개선되는 기업 비중은 내년 11.2%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실적이 개선되는 기업의 희소성이 부각될 거라는 예측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시가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면서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되고, 올해와 2022년, 올해 하반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각각 전년 대비 30%, 10%, 10% 이상인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아모레퍼시픽, 신세계, 코스맥스, 효성화학,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을 꼽았다.

심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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