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모아도 어려운 국책사업 유치, 대구 경북끼리는 경쟁 안한다 "...10일 상생협력합의

입력 2021-06-10 14:45   수정 2021-06-10 15:00



대구?경북이 대규모 국책사업 유치를 앞두고 시?도간의 소모적 경쟁을 지양키로 했다. 힘을 모아도 어려운 국책사업 유치에 상생 협력의 행정통합 정신을 살리겠다는 취지다.

경상북도는 10일 경북도청에서 이철우 도지사와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이 만나 대구?경북 상생 발전과 국책사업 유치 공동협력 방안 등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이강덕 포항시장과 주낙영 경주시장도 함께 했다.

이날 만남에서는 최근 국가에서 추진하는 대형 국책 사업인 ‘(가칭)국립이건희미술관 유치(문화체육관광부 주관)’와 ‘K-바이오 랩허브 구축 사업(중소벤처기업부 주관)’에 서로 경쟁하기 보다는 지역이 가진 역량을 모두 동원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서로 윈-윈 한다는 데 대구,경북,포항,경주가 견해를 같이하고 향후 모든 과정에 공동 협력할 것을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대구?경북이 각자 가진 장점을 살려 ▷이건희미술관은 삼성家의 뿌리가 있는 대구를 중심으로 경북이 참여하고 ▷K-바이오랩허브는 경북의 과학?연구?산업 인프라를 중심으로 대구가 협력하여 타 지역과의 유치전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경북의 문화?예술과 대구의 첨단의료산업 역량을 교차 지원함으로써 타 지역과의 경쟁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고, 좀 더 실질적인 협력을 위해 두 사업에 공동추진TF를 만들고 대구?경북이 상호 공무원을 직접 파견하여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국립 이건희 미술관’의 경우, 삼성家 기증작품 전시를 위한 미술관을 각 지역에 유치하고자 약 17개 지자체가 뜨거운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는 대구시와 경주시가 유치 의사를 밝힌 상태이다.

이날 대구?경북이 한목소리를 냄으로써 국립 이건희 미술관 대구 유치에도 큰 힘이 보태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 이건희 미술관’이라는 세계적 수준의 문화콘텐츠를 대구?경북이 확보한다면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의 예술인과 미술애호가가 지역을 찾고 인근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 경주, 안동 등도 함께 방문하는 동반성장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가칭)국립이건희미술관 대구유치에 성공한다면, 향후 대구경북과 경주시가 협력하여 고미술품의 중심지인 경주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경북도가 준비 중인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 공모가 진행 중에 있고 총사업비 3350억원(국 2500억원, 지방비 850억원), 치료제?백신 등 바이오 벤처 창업과 성장 지원을 위한 ▷입주 공간 ▷핵심 연구장비 구축 ▷신약개발 전문서비스 ▷협업 및 성장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사업에는 경북, 대전, 인천, 경기 등 12개 시?도가 유치의향서를 제출했다. 오는 14일 사업계획서 제출을 시작으로 현장실사와 발표평가를 거쳐 7월 중 입지를 최종 선정한다.

경북은 국내 유일 3?4세대 방사광가속기, 포스텍, 세포막단백질연구소, 경주양성자가속기 등 생명과학연구 분야의 강점과 대구의 첨단의료복합단지, 대학병원 등 첨단의료산업 인프라를 더해 포항에 있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에 유치 한다는 전략이다.

권영진 시장은 “K-바이오랩허브 사업과 국립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에서 대구와 경북이 한마음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협력한 경험은, 유치 성공이라는 성공사례 창출 뿐만 아니라, 앞으로 대구-경북이 상호 경쟁을 지양하고 동반성장해 나가는데 소중한 토대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철우 지사는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대구와 경북이 통합하고 세계와 경쟁하는 과감한 도전을 해야 수도권 중심 논리에 대응하고 지역 균형발전도 완성할 수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시급하고 절박한 과제임을 다시 한 번 절감했고, 이에 대한 지역민들의 열기도 식지 않았음을 새삼 확인했다”고 말했다.
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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