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투표 조작 혐의로 기소된 Mnet '아이돌학교' 제작진들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은 업무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책임프로듀서 김모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에 김씨는 현장에서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방송 프로그램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돼 시청자의 신뢰가 손상됐을 뿐 아니라 시청자들과 투표자들을 우롱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투표조작으로 방송제작, 아이돌그룹 육성의 공정성을 해했으며 김 CP도 위법성을 인식해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김 CP와 함께 기소된 기획제작국장 겸 본부장 대행 김모씨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아이돌학교' 방영 당시 김 CP의 상사였던 김씨에 대해서는 공범이 아닌 방조범으로 봤다. 재판부는 "김 CP는 김씨 밑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김씨가 조작을 알고 있었고 용인한 정도로 보인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 2017년 7월부터 9월까지 방송된 '아이돌학교'의 시청자 투표를 조작해 방송사 CJ ENM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 및 문자 투표에 참여한 시청자에 대한 사기 혐의로 지난해 7월 불구속 기소됐다.
김 CP 측은 투표 조작 사실을 대부분 인정했다. 다만 "시청률이 낮아 어떻게든 만회를 해보기 위해, 회사를 위해 한 일"이라면서 법리적으로는 무죄라고 주장했다. 김씨 측은 김 CP와 공조한 사실이 없다며 "사기방조범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해왔다.
앞선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김 CP에게 징역 1년 6개월, 김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아이돌학교' 투표 조작 의혹은 2019년 경찰이 Mnet '프로듀스X101' 조작 사건에 대해 수사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당시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는 '프로듀스' 사태와 관련해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하기도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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