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반바지 길이를 1인치 줄이는 것이 스타일링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말했다.
통상 남자 반바지는 무릎 근처까지 길게 내려왔다. 올해엔 28~30㎝ 정도 길이의 쇼트 팬츠로, 허벅지 절반 정도를 내놓는 파격적인 디자인이 대부분이다. 무릎 위로 올라오는 짧은 길이의 반바지는 다리가 길어 보이고, 체형상 단점을 보완하는 장점이 있다.
러닝 반바지를 비롯한 스포츠 반바지가 대중화됨에 따라 일상복으로 입는 반바지의 길이도 줄어드는 추세다. 색상도 더 경쾌해졌다. 오렌지, 블루, 레드, 핑크, 형광 등 원색 계열의 화사한 반바지도 많이 나왔다. 이런 반바지에 오버사이즈의 후드 티셔츠나 그래픽 티셔츠, 스트라이프 티셔츠 등을 매치하면 경쾌하면서도 캐주얼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아미’는 플리츠뿐만 아니라 카고 팬츠와 같은 포켓 디테일, 와이드 핏 등 다양한 디자인의 상품을 내놨다. 라운드넥 반팔 티셔츠나 셔츠, 니트와 함께 멋스럽게 연출하기에 좋다.
통이 넓은 반바지도 지난해에 이어 인기다. 여유로운 핏의 반바지는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한 룩) 스타일을 연출하는 데 좋다. 기본 색상인 검정, 회색, 베이지, 네이비 등이 인기다. 꽃무늬, 스트라이프, 도트, 페이즐리 등 다양한 패턴을 활용한 반바지도 나왔다. 이런 통이 넓은 반바지에 한 치수 큰 피케 티셔츠, 컬러풀한 라운드넥 티셔츠를 입고, 한껏 끌어올린 스포츠 양말과 스니커즈를 매치하면 활동적이고 청량한 ‘시티보이 룩’을 완성할 수 있다. 다만 통이 넓은 반바지는 다소 다리가 짧아 보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LF의 남성복 브랜드 ‘TNGT’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올여름 반바지 스타일 제품 수를 전년 대비 세 배가량 늘렸다. TNGT가 주력으로 내세운 ‘와이드핏 빅플리츠’ 반바지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 밖에 스웨트셔츠와 세트로 입을 수 있는 반바지 등 다양한 스타일의 제품을 선보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여성복 브랜드 ‘구호’는 체크 패턴의 원단으로 디자인한 버뮤다 팬츠와 투 버튼 재킷으로 구성된 셋업 상품을 내놨다. 구호플러스는 고급스러우면서 볼륨감 있는 쇼츠 셋업을 선보였다. 구호 브랜드 특유의 실루엣과 투턱 디테일(허리 주름)이 다리를 길어보이게 한다. 색상은 검은색과 하늘색이 있다. 티셔츠, 블라우스 등과 함께 입어 격식 있는 옷차림과 캐주얼룩 모두 연출할 수 있다.
여성 치마 제품으로는 A라인, 플리츠(주름) 등 움직임에 따라 찰랑거려 자연스러운 멋을 낼 수 있는 롱스커트가 유행이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 1~3월 롱스커트 판매량은 전년 대비 266%가량 증가했다. 한 달간 우신사 스커트 랭킹 10위권 안에 롱스커트 상품이 7개나 올라왔다. 고급스러운 꽃무늬 패턴이 돋보이는 롱스커트가 특히 인기를 끌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올여름엔 조금 낯설지만 짧은 반바지를 과감하게 선택해보길 추천한다”며 “경쾌하고 시원한 스타일이 기분마저 상쾌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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