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분식' 매경 경영진, 2심도 유죄

입력 2021-06-11 18:18   수정 2021-06-12 02:04

종합편성채널 설립 과정에서 자본금을 편법으로 충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매일방송(MBN) 임원들과 법인이 항소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의 형량은 1심에서 선고받은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이 유지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부장판사 장윤선 김예영 장성학)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유상 매경미디어그룹 부회장, 류호길 MBN 대표, 장승준 매일경제신문 대표와 MBN 법인의 항소를 11일 기각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피고인의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판결 내용 역시 재판부의 재량을 넘어가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1심은 MBN 법인에 벌금 2억원,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류 대표와 장 대표는 각각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피고인들은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고의성이 없었다”며 항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들은 2011년 종편 출범 당시 최소 자본금 요건 3000억원을 채우기 위한 유상증자 과정에서 회사 자금 약 549억원으로 자사주를 사들이고도 이를 장부에 반영하지 않고 2012년 3분기 및 2012~2018년 기말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자사주 매입에 들어간 자금을 직원들이 대출받아 투자한 것처럼 꾸몄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재무제표 기재 과정에서 단순 오기라고 주장하나 감사인의 수정 권고를 무시했고, 감사가 이뤄질 때까지 위법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거짓 기재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 관심이 컸던 종편 사업자 최초 선정·승인 과정에서 벌어진 범죄”라며 “자본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깨뜨렸다”고 덧붙였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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