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금융IQ’를 끌어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만난 신제윤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장(사진)은 “청소년 시기부터 금융교육의 기틀이 잘 잡혀 있어야 한다”며 “어려운 금융 관련 단어를 알려주는 것보다 금융의 원칙을 가르치는 걸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는 2003년 은행연합회 등 8개 금융유관 협회가 공동 출연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70~80명의 전문강사진이 매년 초·중·고교생 18만 명가량의 금융교육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주관하는 금융교육협의회에 교육단체 자격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개정되면서 금융교육협의회가 금융교육정책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로 개편됐다. 그는 “여러 금융기관의 교육 역량이 통합되면서 더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 회장은 청소년 금융교육을 제대로 하려면 “교재를 쉽게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중 금융교육 교재가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어려워 흥미를 끌기 어렵다는 것이다.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가 전국 학교에서 ‘금융교육 뮤지컬’ 공연을 여는 것도 이런 이유다. 금융교육 키트, 금융 게임북 등을 활용한 금융교육도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책 첫 단원부터 ‘보험률 계산’ ‘현재가치 구하기’처럼 생소한 개념을 가르치려 하면 학생들은 막막할 수밖에 없다”며 “유대인 가정처럼 아이들에게 돈을 관리하고 투자하도록 가르치는 ‘가정 금융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 회장은 기획재정부 제1차관, 금융위원장,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부의장을 지낸 ‘금융통’이다. 그가 퇴임 이후 청소년 금융교육에 매진하게 된 데는 금융위원회 재직 시절 겪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가 있었다.
“저축은행 사태로 전국의 피해자들을 만나러 다녔습니다. 안타깝게도 상당수가 일용직에 몸담은 분들이었어요. 금융 지식이 부족해 예금상품과 후순위 채권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더군요. 취약계층엔 금융교육이 정말 먹고사는 문제라는 걸 깨닫게 된 계기였습니다.”
신 회장은 “청소년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금융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며 “교육부와 협력해 학교 내 기초 금융교육 수업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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