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들' 불상 뱃속에 감춰둔 보물, CT로 찾아냈다 '감탄의 연속'

입력 2021-06-14 09:49   수정 2021-06-14 09:50

선을 넘는 녀석들 : 마스터-X (사진=MBC)


‘선을 넘는 녀석들’ 역사X과학X예술의 특급 시너지가 빛났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 ‘선을 넘는 녀석들 : 마스터-X’(이하 ‘선녀들’) 8회에서는 전현무, 김종민, 유병재, ‘역사 마스터’ 심용환, ‘과학 마스터’ 김상욱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역사 속 보물들을 색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모습이 그려졌다. 첨단 과학을 이용해 보물들이 품은 비밀, 사연들을 파헤친 것. 과학과 만나 새롭게 보이는 보물의 세계가 시청자들의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이날 ‘선녀들’은 보물들에 숨겨진 사이언스 코드를 찾아 나섰다. 첫 번째로 만난 것은 조선 왕조가 남긴 기록 문화의 꽃 ‘의궤’였다. 김상욱은 “왕실의 행차를 기록한 의궤는 조선판 ‘빅데이터’였다”라고 말하며, 방대한 데이터를 여러 곳에 분산 저장해 백업했던 선조들의 지혜를 이야기했다. 의궤에서 발견한 뜻밖의 미래 기술에, 전현무는 “우리는 기록의 민족이었다”라고 감탄을 쏟아냈다.

이어 만난 것은 조선의 천재화가 신윤복의 그림들이었다. 신윤복의 ‘월하정인’은 달 밑의 연인의 모습을 그린 그림. 이 그림도 과학의 눈으로 보면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김상욱은 그림 속 ‘달’의 모습에 주목했다. 신윤복이 본 것을 그대로 그렸다면, 달의 모습은 월식이 있던 날로 추정할 수 있다고. 이를 계산한 결과, 그림을 그린 날짜를 1793년 8월 21일로 추측할 수 있다고 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선녀들’을 위해 특별 공개된 신윤복의 리미티드 에디션 진품들이 시선을 모았다. 조선 후기 여성들의 일상, 패션을 볼 수 있는 ‘여속도첩’, ‘저잣길’ 진품들이었다. ‘선녀들’은 눈 앞에 펼쳐진 진품의 아우라에 압도된 채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선녀들’을 위해 특별히 공개된 박물관의 또 다른 장소도 있었다. 바로 최첨단 과학기술의 향연이 펼쳐지는 보존 과학실이었다. 이곳에서는 CT촬영으로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유물의 내부까지 조사한다고. ‘선녀들’은 ‘목조관음보살좌상’ 내부의 모습을 살펴보던 중, 불상의 뱃속에서 또 다른 보물을 발견해 놀라움을 안겼다. CT촬영으로 본 유물의 신기한 모습들이 모두의 시선을 붙들었다.

또 겉으로 봐서는 용도를 알 수 없는 유물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를 CT 촬영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내부 모습을 살펴보니 주전자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에, 김상욱은 “과학 만세”를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술잔을 가득 채우면 술이 밑으로 빠지는 ‘계영배’의 원리도 CT 촬영으로 분석,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김상욱은 신윤복의 작품뿐 아니라, 고흐, 피카소, 밀레 등 서양화 명작들 속 숨은 사이언스 코드도 찾아내며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고흐의 대표작 ‘별이 빛나는 밤’,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에’ 속 달의 모습, 북두칠성의 모습으로 그림을 그린 날짜, 심지어 시간까지 추측해냈고, 피카소의 ‘기타 치는 눈먼 노인’, 밀레의 ‘만종’은 X선으로 분석해, 눈으로 볼 수 없는 그림 속 그림을 찾아내 소름을 유발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물, 그림 명작들도 과학의 눈으로 보니 새로운 것이 보였다. 그로 인해,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박물관이 살아있는 공간으로 다가왔다. 몰랐던 스토리가 눈에 보이고,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 속 보물들을 바라보는 재미를 시청자들에게 선사했다는 반응이다.

한편 매주 다양한 지식의 선을 넘나드는 ‘선녀들’의 다음 방송에는 국내 1호 프로파일러 표창원이 출격, 사이비종교 백백교의 실체를 파헤칠 예정으로 관심을 높인다. ‘선을 넘는 녀석들 : 마스터-X’는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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