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청진동의 롤파크를 찾았다. 롤파크는 인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대회를 위해 마련된 전용 경기장이다. 이 전 대표는 전직 프로게이머 강형우 씨에게 리그오브레전드 게임 교육을 받고 게임을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게임을 학생들의 공부를 방해하는 장애물로 볼 것이 아니라 함께 즐기는 스포츠와 산업의 관점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2030세대에 친숙한 컴퓨터 게임을 직접 경험하면서 ‘엄중한 정치인’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떨쳐내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이달 들어 유튜브에 ‘정치인 브이로그(비디오와 블로그 합성어)’를 공개하거나 예능 방송에 출연하는 등 2030세대를 의식한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젊은 유권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틱톡 계정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틱톡은 음악과 춤을 합친 짧은 영상을 공유하는 SNS로,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14일 여의도에서는 정 전 총리가 가죽잠바와 선글라스 등 이른바 ‘힙합 패션’으로 무장한 사진이 화제에 올랐다. 정 전 총리는 17일 공식 출마선언을 할 계획이다.
여권 대선주자 가운데 최연소인 박용진 의원은 캠페인에 SNS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인기곡 ‘롤린’의 춤을 따라 한 영상을 틱톡에 올리거나, 정치적 메시지와 무관한 젤리사탕 먹기나 편의점 음식 리뷰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2030세대와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박 의원의 틱톡 팔로어는 약 1만 명으로, 주요 대선주자 가운데 최다 팔로어를 자랑한다.
대선주자들이 2030 문화에 참여하고자 나선 것은 4·7 재·보궐선거에서 확인된 2030 유권자들의 지지율 하락을 되돌리기 위해서다. ‘이준석 효과’로 상징되는 세대교체 열풍에서 민주당이 소외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 당선 이후 세대교체가 정치권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며 “2030세대들이 갖고 있는 고민과 불만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내년 대선 승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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