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이사장은 단식을 벌이고 있는 강원 원주혁신도시 내 건보공단 본부 로비에서 기자와 만나 젊은 직원들의 비판을 이해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조는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지난 10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현재 건보공단은 콜센터 업무를 효성ITX, 제니엘 등 민간 기업에 위탁하고 있는데 노조 측은 이들을 건보공단 정직원으로 채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1600여 명의 고객센터 상담사 중 노조 조합원 970여 명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 정규직 직원들과 취업준비생 등은 정상적인 취업 절차를 무시한 정규직 고용 논의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갈등 해결을 위해 정규직 노조가 대화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김 이사장은 “접점 없이는 논의가 진전이 될 수 없다”며 “만나서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센터 상담사 직접 고용 여부에는 말을 아꼈다. 그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9명의 전문가로 구성한 사무논의협의회를 꾸렸다”며 “이 논의체를 통해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사장이 해법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건보공단 내부에서는 김 이사장이 직원들의 극심한 반발을 누르고 고객센터 직원들의 직접 고용을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절충안 격으로 자회사를 통한 고용 등이 거론된다.
공공기관 최고경영자가 노조를 상대로 무기한 단식 투쟁을 결심한 데 대해 “양측의 골이 계속 깊어지기만 하고 있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이렇게 해서라도 대화를 촉구하기 위해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의 단식에 대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단식쇼를 집어치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정책이 일자리 없는 세상을 만들고 있다”며 “건보공단 이사장 단식은 문재인 정권의 정책 실패와 캠코더 인사가 낳은 한 편의 블랙코미디”라고 지적했다.
원주=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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