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과거 주가 수준 혹은 다른 업종과 비교하면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은행·보험 등 금융업종은 금리 인상 수혜주지만 아직 주가에 반영이 덜 됐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안정환 BNK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부사장)도 “은행은 금리 상승 초기에 실적이 개선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금리 상승 국면이 오면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며 “일부 은행주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8개 상장은행(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기업은행·BNK금융지주·DGB금융지주·JB금융지주)의 올해 평균 ROE는 8.5%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2012년, 2018년 등 은행업 주가가 급등했을 때 기록한 수치와 비슷하다.
이들 은행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도 현재 0.4배로 과거 상승기 수준에 아직 못 미친다. 2012년에는 12개월 선행 PBR이 0.6~1.1배, 2018년에는 0.5~0.6배에 달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은행은 내년에 ROE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PBR이 0.52배까지 올라갈 수 있다”며 “향후 20% 이상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이 은행 업종의 ROE가 개선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금리 상승 가능성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 개선폭이 예상을 웃돌고 있고 대손비용도 낮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며 “8월 초 이후 단기 변곡점이 올 수 있지만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잔액 기준 예대마진이 지난 10월을 저점으로 상승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이 올라가는 가운데 주가도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우리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를 ‘톱픽’으로 꼽았다. 정태준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올해 경쟁사 대비 비슷하거나 더 높은 배당성향을 보일 전망이고 자본비율도 상대적으로 더 많이 할인받고 있기 때문에 상승 여력이 크다”고 이유를 들었다. 메리츠증권은 하나금융지주를 은행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은경완 연구원은 “자본비율·수익성 측면에서 업종 내 최고 수준을 갖췄으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며 “당장 2분기만 놓고 보더라도 분기 증익이 예상되는 유일한 은행”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의 올해 예상 PBR 평균은 0.49배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 예상 ROE는 8.6%로 추정된다. 대신증권은 최선호주로 현대해상을 꼽으며 “올해 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40% 이상 증가할 전망인데 PBR은 0.36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보험과 달리 증권주의 하반기 전망은 썩 밝지 않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중앙은행이 지급준비율 상향, 자산매입 감소 등으로 유동성을 회수하면 증권업종에는 타격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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