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G제약은 지난 5월 한독과 공동으로 개발한 Pan-TRK 저해 표적항암신약인 ‘CHC2014’에 대해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과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는 1억7250만달러(약 1934억원)이며, 양사가 각각 50 대 50으로 배분한다. 또 순매출액의 7~11%에 해당하는 경상기술사용료(로열티)를 두 회사가 나눈다. 이번 계약은 CMG제약의 첫 기술수출 성과다.
이주형 CMG제약 대표(사진)는 “복제약을 넘어 항암제 등 신약 개발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연구개발(R&D) 중심의 제약기업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CHC2014는 같은 계열 약물과 비교해 복용편의성 면에서도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전까지 허가된 Pan-TRK 저해제는 1일 2회 복용이 기준이다. 하지만 CHC2014는 약물이 조직에 많이 분포되고 머무르는 시간도 길어 1일 1회 복용으로 항종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임상1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마무리 절차를 밟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파트너사 없이 CMG제약이 독자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도 있다. 저분자 표적항암제 ‘CCN002’는 폐암과 위암을 적응증으로 하며 보건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2020년 국가과제(첨단의료복합단지 원스톱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 대표는 “성공적으로 개발이 완료되면 기술수출 등에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핍조(성분명 아리피프라졸)는 CMG제약이 세계 처음으로 ODF 형태로 만든 조현병 치료제다. 데핍조는 알약 형태로만 있던 아리피프라졸을 필름 제형으로 만든 제품이다. 이 대표는 “적지 않은 조현병 환자들이 약을 거부하거나 뱉어내는 경우가 많은데, 데핍조는 잘 녹는 필름 형태라 환자들이 편리하게 복용할 수 있다”며 “2019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최종허가심사를 청구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여파로 FDA의 인도 원료 파트너 실사가 지연되고 있다”면서도 “허가가 떨어지면 연 5조원 규모에 달하는 미국 조현병 치료제 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부터는 우울증, 양극성장애, 틱장애 등 다른 질환에도 아리피프라졸 처방이 가능해져 데핍조가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이 더 커질 전망이다.
생산설비에도 2000억원 이상 투자한다. 기존 시화공장에서 신공장으로 생산 인프라를 확충해 ODF 생산량을 현재 연 420만 장에서 2025년 4000만 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고형제는 연 3억6000만 정에서 2025년 10억 정으로 확대한다. 또 2024년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약 6만5000㎡ 규모의 바이오GMP를 완공해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외형 확장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안티에이징과 컨슈머 사업, 안과 등 포트폴리오 확장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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