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가 특례시 대학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시민들이 가까운 거리에 있는 대학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취업자 배출에 따른 경제가치도 유발되기 때문이다. 고양시는 내년 1월 특례시 출범을 앞두고 있다.
고양시는 지역의 교육경쟁력 강화 및 양질의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해 특례시에 대학 설립의 권한이 확보돼야 한다고 15일 밝혔다. 현재 수도권정비계획법 제7조는 과밀억제권역에서의 대학 신설을 금지하고 있다. 고등교육법 제3조에서는 학교의 설립을 국가 및 광역시급의 권한으로만 한정하고 있다는 게 고양시 측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특례시에 대학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권한이 이양되면 고양시에서도 시립대학 등 대학을 설립하고 유치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고양시에는 현재 4개의 대학교(한국항공대?농협대?중부대 고양캠퍼스?동국대 바이오메디캠퍼스)가 있다. 이들 대학들은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 이전에 자리잡았거나 일부 캠퍼스만 이전하면서 과밀억제권 제한 등에 적용받지 않은 경우다. 고양시에는 특례시로 함께 출발하는 경기 수원시와 경남 창원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학 수가 적은 편이다.
고양시에서는 경기고양방송영상밸리, 고양일산테크노밸리, CJ라이브시티, IP융복합콘텐츠클러스터 등과 연계된 지역특성에 맞는 양질의 맞춤형 대학을 설립할 수 있다. 지역산업과 연계한 대학 연구개발(R&D) 분야의 설립 및 특성화 전략을 통한 산학협력 체계 구축도 가능해진다. 이들 방송영상 산단 등이 자리잡고 있어 지역인재들의 취업통로가 형성돼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학령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에 신규대학 설립은 현실과 맞지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기존 대학의 유치 작업도 해당 지역의 반발이 당연하기 때문에 쉬운 문제는 아니라는 게 대학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고양시 백석동에 거주하는 시민 A씨는 "고양시 인재의 유출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지역의 특화산업인 방송영상이나 마이스(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분야의 인재육성과 취업 등 제한된 범위에서 가능하지 않겠나"고 예상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특례시로 지정은 됐지만 여전히 과밀억제, 개발제한, 군사보호구역 3중규제로 자족도시로 전진하는 데 제약이 있다”며 “지방자치법 시행령 등 개정으로 인구 109만 고양 특례시에도 대학설립이 가능해야 ‘이름뿐이 아닌 실질적인 특례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시는 수원, 용인, 창원시와 함께 지난해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내년 1월 13일 특례시로 승격하게 됐다. 기초자치단체 지위를 유지하면서 ‘특례시’ 라는 법적지위와 ‘광역시급’ 행·재정적 자치권한 및 재량권을 기대하고 있다.
고양=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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