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철강제품 세이프가드 3년 연장…국내 철강업계 수출 타격 불가피

입력 2021-06-16 17:17   수정 2021-06-17 01:36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이달 30일 종료되는 철강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3년 연장하기로 했다. EU로의 수출이 제한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2018년 7월 시행돼 이달 말 종료되는 철강 세이프가드를 3년 연장하겠다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최근 통보했다. EU 집행위는 역내 철강업계 불황과 철강산업 역량 악화가 코로나 이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세이프가드 연장을 결정했다.

현재와 동일하게 총 26개 품목에 대한 수입물량을 제한하고, 초과 물량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다. 매년 재검토를 통해 연장 여부를 결정하고, 26개 품목에 대한 쿼터는 매년 전년 대비 3%씩 늘리기로 했다. 적용 기간은 올해 7월 1일부터 2024년 6월 30일까지 3년이다.

세이프가드 연장안은 EU 이사회에 전달됐다. 다음주 이사회가 표결에 부쳐 연장안을 최종 승인할 계획이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EU 12개 회원국은 집행위에 세이프가드 연장을 요구해왔다.

EU의 세이프가드는 미국이 2018년 3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 수출이 막힌 아시아 철강회사들이 ‘풍선효과’로 유럽 시장에 몰려들 것이란 우려에서 도입됐다. 세이프가드가 연장되면 국내 철강업계는 수출 제한으로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은 열연강판, 냉연강판, 전기강판, 도금강판 등 12개 품목에 국가별 쿼터를 할당받는다. 그 외 14개 품목에 대해선 글로벌 쿼터제가 적용된다.

EU가 한국에서 수입한 철강 제품은 2017년 288만t에서 2018년 319만t으로 늘었다. 하지만 쿼터 적용 효과가 나타나면서 2019년 268만t, 2020년 262만t으로 감소했다. 올해는 210만t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한편 WTO 규정에 따르면 3년간 세이프가드 적용 이후 이를 연장하면 세이프가드로 영향을 받은 교역 상대국은 보상 요구나 보복 조치가 가능하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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