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아버지를 둔기로 수차례 때려 사망케 한 50대 남성에게 항소심에서도 중형이 선고됐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2형사부(김봉원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56)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20일 오후 6시께 전북 전주시 서신동 소재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 B씨(87)를 빗자루, 등산용 스틱, 몽둥이 등 둔기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범행 뒤 숨진 아버지를 집에 그대로 남겨둔 채 도주했고, 범행 이틀 뒤인 22일 A씨의 형제들의 아버지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발견된 B씨의 시신에서 수십개의 멍 자국이 발견된 점과 "다투는 소리가 났다"는 이웃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아파트 주변 CCTV를 확인한 뒤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검거에 나선 경찰은 신고 하루 만에 집 근처를 서성이던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아버지를 폭행할 당시 메모지에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름과 사망 시각 등을 적어 범행 도구에 붙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메모에는 '喪中(상중)'이라고 적혀있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천륜을 저버린 범죄를 저질러 사회와 오래도록 격리해야한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고, 피고인과 검사 양측은 양형부당 등의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은 어떠한 범죄보다 크고 무거운 범죄다. 피고인은 친아버지인 피해자를 별다른 이유 없이 무차별적으로 때려 살해했다"면서 "천륜을 끊어버린 극악무도하고 반사회적인 범죄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여러 양형조건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원심의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항소 기각, 원심 유지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