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CJ대한통운, CJ제일제당 등 CJ그룹의 3대 주력 계열사에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이유는 각기 다르다. 17일 신고가를 경신한 CJ ENM은 예상보다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덕을 보고 있다. 글로벌 ‘홈쿡’ 영향으로 해외 매출이 크게 늘어난 CJ제일제당과 우체국의 민간 택배사업 포기에 따라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CJ대한통운도 하반기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증권가는 점치고 있다.
이날 CJ ENM은 3.26% 오른 17만7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실적도 순항할 것으로 예고되면서 CJ ENM 주가는 지난달부터 꾸준히 올랐다.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22.7% 상승했다.
증권가에선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 중인 CJ ENM의 OTT 티빙에 주목하고 있다. 티빙의 지난달 이용자 수(MAU)는 334만 명으로 지난해 10월 독립법인 출범 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티빙의 신규 다운로드 증가율은 67%, 누적 유료가입자는 63% 늘었다.
지난달 말 CJ ENM이 자체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향후 5년간 5조원을 쏟아붓겠다고 발표한 것도 시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티빙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2023년까지 800만 명의 유료가입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시장에서 우려한 것이 무색하게 티빙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하반기 광고 시장까지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CJ ENM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우체국이 민간 택배사업을 소포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택배노조 소속 위탁 배송원 파업으로 같은 구역 우정노조 소속 집배원의 업무가 과중해지면서 우정노조가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점유율 7.5%로 5위 사업자인 우체국이 민간 택배사업을 접으면 가장 수혜를 보는 업체는 업계 1위 CJ대한통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양지환 연구원은 “지난해 우체국이 처리한 2억5000만 개의 택배 중 60%에 해당하는 1억5000만 개 가운데 50%를 CJ대한통운이 맡는다고 가정하면 매출이 약 1600억원 증가한다”고 추정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택배 수송능력이 떨어지면 추가적인 택배 단가 인상 요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 역시 체력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0.22% 오른 45만3000원에 마감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가공식품 시장 지배력이 독보적인 데다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의 활약도 커졌다”며 “바이오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1% 늘어나면서 기업 가치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8배다. 같은 업종 평균 PER(15.5배)에 비해 낮다.
2018년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컴퍼니와의 시너지가 올해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호재다. 전 세계에서 홈쿡 열풍이 불면서 슈완스는 CJ제일제당의 해외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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