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이정은, 최혜진, 조아연, 유해란…. 한국 골프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한 이들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배출한 ‘신인왕’이다. 신인상은 골프에서 특별한 성공 보증수표로 통한다. ‘화수분’으로 불리는 국내 여자골프투어에서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실력을 선보인 신인 선수여서다. 도전 기회가 한 번뿐이라 선수들도 타이틀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올해도 신인상 레이스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달 24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 가든·팰리스 코스(파72·6610야드)에서 개막하는 KLPGA투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총상금 7억원·우승상금 1억2600만원)에는 신인상 포인트 상위 10명(17일 기준)이 모두 도전장을 던졌다.
가능성을 인정받아 데뷔와 함께 BC카드 골프단에 합류한 김희지는 이 대회 우승 후보 중 하나다. 올 시즌 신인 선수 중에서 아직 우승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김희지는 꾸준히 우승에 근접한 성적을 내왔다. 최근 출전한 3개 대회에서 7위-7위-4위를 기록해 세 대회 연속 ‘톱10’에 들었다. 신인상 포인트에서도 송가은(21)을 따돌리고 1위에 올라 있다.
김희지는 올 시즌 평균 퍼팅에서 10위(29.46타)를 기록할 정도로 정교한 쇼트게임이 무기다. 이 덕분에 위기를 맞아도 좀처럼 타수를 잃지 않는다.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도 35위(246.46야드)에 올라 있어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평가된다. 김희지는 “최근 퍼팅이 잘돼서인지 샷을 할 때도 자신감이 생겼다”며 “모든 샷을 자신 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포천힐스CC는 산악 지형 코스여서 체력 관리가 중요할 것 같다”며 “스폰서가 주최하는 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만큼 컨디션 관리를 잘해 톱10 이상의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희지 뒤를 바짝 추격하는 송가은도 올 시즌 신인 첫 승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240.06야드·64위)를 보완할 퍼팅(29.12타·4위)이 강점이다. 송가은은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기회가 될 때 최선을 다해 포인트를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태권 소녀’ 이세희(24)도 이번 대회에서 첫 우승을 노린다. 이세희의 아버지는 1985년 태권도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인 이선장 계명대 태권도학과 교수, 어머니는 선수 출신으로 국제 심판까지 지낸 공인 7단의 박영숙 씨다.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하며 익힌 유연성에 바탕한 부드러운 스윙이 일품이다. 정규투어 진출이 확정적이던 2019시즌 드림투어 최종전(왕중왕전)에서 스코어카드 오기로 실격하는 바람에 데뷔가 1년 늦어졌으나 이를 이겨낸 ‘강철 멘탈’도 장점으로 꼽힌다. ‘필드 위 모델’ 정지유(25)도 이 대회에서 시즌 첫 톱10 진입을 노린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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