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퍼 랠리' 이끈 헤지펀드의 전설 "증시 여전히 좋다" [조재길의 지금 뉴욕에선]

입력 2021-06-18 07:25   수정 2021-06-1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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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의 전설’로 통하는 데이비드 테퍼가 17일(현지시간) “주식 투자는 여전히 좋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기는 등 긴축 전환 이슈가 불거졌지만 위험자산 투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겁니다.

테퍼는 이날 CNBC에 출연해 “Fed가 금리 인상 일정을 앞당겼는데 이는 졸음 운전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며 “경제가 정말로 좋은 상태에 있다는 좋은 신호를 줬다”고 했습니다.

테퍼는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일주일여 앞두고 국채 금리 안정과 증시 강세를 예상했는데 모두 들어 맞았다는 게 이 매체의 설명입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선언이 나오기 수주일 전이던 작년 2월엔 “코로나가 주식 투자 환경을 철저하게 무너뜨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글로벌 증시 폭락 이전의 일입니다.

2010년에도 ‘Fed와 맞서지 말라’며 장기 투자를 독려했고, 이후 약 10년간 상승장을 맞았습니다. 호황기를 구가한 뉴욕증시는 ‘테퍼 랠리’(Tepper rally)로 불렸습니다. 테퍼의 예측이 계속 맞을까요.

아래는 오늘 아침 한국경제TV ‘굿모닝 투자의 아침’과의 생방송 인터뷰 내용입니다.
▶먼저 마감한 미국 증시의 주요 특징을 짚어 주시죠.

다우와 S&P 500 지수는 소폭 떨어졌지만 나스닥 지수는 0.87%로 비교적 강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Fed가 전날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종전의 2024년에서 1년 앞당긴 뒤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급등했었는데, 이날은 오히려 0.05%포인트 떨어지면서 안정세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10년짜리 국채 금리는 연 1.52%로 마감했습니다.

물가와 함께 Fed의 정책 변경을 위한 핵심 변수인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악화한 게 국채 금리 하락의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장 개시 전 공개됐던 지난주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3만7000명 늘어난 41만2000명에 달했습니다. 6주 연속 줄면서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었는데 다시 40만 명대로 늘어난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6만 명)보다 많았습니다. 고용 회복이 더뎌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며 조기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압력이 줄었습니다.

Fed가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소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성향을 보였는데, 이게 “시장과 잘 소통하고 있으며 실제 추세에도 뒤처지지 않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졌습니다. 증시가 별 충격을 받지 않은 배경입니다.

다만 조기 금리인상 예상이 나오면서 달러 가치는 급등했습니다. 유로 엔 등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대비 0.78% 뛴 91.91을 기록했습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2.2% 하락한 17.75로,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6월 FOMC 결과가 발표된 이후 고용 회복 여부가 가장 큰 관건이란 얘기들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Fed는 어제 분기마다 발표하는 경제 전망을 내놨는데, 올해 물가상승률 예상치를 종전 2.4%에서 3.4%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6.5%에서 7.0%로 각각 상향 조정했습니다. 불과 3개월 만에 물가와 성장 전망을 큰 폭으로 수정한 겁니다.

하지만 실업률 전망엔 변화를 주지 않았습니다. 종전 그대로 4.5%였습니다. 지난 3개월 동안 예상을 넘어서는 고용 개선 흐름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물가 상승세가 굳어지는 가운데 고용 회복 여부가 더욱 주목받게 됐습니다. Fed는 그동안 근원 물가가 일정 기간 2.0%를 완만하게 넘어서면서 동시에 최대 고용 수준에 도달할 때 기준금리를 올리고, 이를 위한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을 때 테이퍼링에 착수하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근원 물가(PCE 가격지수 기준)가 연내 3%로 치솟을 것이란 게 Fed의 이번 수정 전망인 만큼, 고용 회복 여부가 정책 변경의 가장 큰 변수가 됐습니다. Fed가 추구하는 최대 고용은 실업률 기준 3.5~4.0% 선입니다.

현재 미국의 고용시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실업률이 전달보다 0.3%포인트 하락하면서 5.8%를 기록했지만, 최대 고용치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5월 비농업 일자리 수는 55만9000개 늘어나는 데 그쳐 시장 기대(67만 개 이상)를 밑돌았습니다. 인종·소득 등에 따른 고용률 격차도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시장에선 ‘코로나19 실업급여’가 중단되는 9월 초를 전후로, 고용 회복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향후 투자자들이 체크해봐야 할 이벤트와 이슈도 종합해서 전해 주시죠.

Fed가 주목하는 물가 지수가 다음주에 나옵니다. 5월 기준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인데요, 이달 중순에 나왔던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작년 동기 대비 5.0% 급등했던 터여서 PCE 물가 역시 많이 뛰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4월의 PCE 물가는 작년 동기 대비 3.6% 상승했고,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음료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3.1% 올랐습니다. 근원 물가가 3%를 넘어선 건 2008년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5월의 개인소득도 발표합니다. 이 지표는 전달 대비로 따지는데, 4월엔 13.1%나 감소했습니다. 3월에 대규모 현금 지원금이 풀렸던 데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이 컸습니다.

오늘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증시에 큰 영향을 끼쳤던 것처럼, 다음주 청구건수 역시 중요합니다. 더딘 고용 회복 흐름이 이어질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주 예정된 주요 경제 지표 일정>

22일(화) 기존주택판매(5월, 전달은 585만 채)

23일(수) 마킷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예비치(6월, 전달은 62.1) / 마킷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 예비치(6월, 전달은 70.4) / 신규주택판매(5월, 전달은 86만3000채)

24일(목)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 내구재 수주(5월, 전달은 -1.3%) / 무역수지(5월, 전달은 852억달러 적자) / 국내총생산 증가율 확정치(1분기)

25일(금)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5월, 전달은 3.1%) / 개인소득(5월, 전달은 -13.1%) / 소비지출(5월, 전달은 0.5%) / 미시간대 소비자 태도지수(6월, 전다른 86.4)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 중에는 플러그파워와 나이키, 페덱스가 있습니다. 플러그파워는 수소에너지 전문업체로, SK그룹이 최대주주입니다. 또 밈 주식(개인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하는 유행 종목) 중 하나인 블랙베리도 다음주에 성적표를 내놓습니다.

<다음주 실적 발표하는 주요 기업>
*일정 변경 가능


21일(월) 플러그파워

23일(수) IHS마킷

24일(목) 페덱스 나이키 블랙베리 라이트에이드 액센추어

25일(금) 카맥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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