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하는 것? 변화와 시간에 대한 인식의 산물

입력 2021-06-21 09:01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JPEG 형식의 압축은 크게 전처리, DCT, 양자화, 부호화 과정을 거친다.

첫째, 전처리 과정에서는 색상 모델 변경과 ‘샘플링’이 이루어진다. 우선 디지털 이미지의 색상 모델을 RGB에서 YCbCr로 변경한다. RGB 모델은 빛의 삼원색을 조합하여 화소의 색과 밝기를 함께 표현하는데, 변경된 YCbCr 모델에서는 밝기 정보를 나타내는 Y와 색상 정보를 나타내는 Cb, Cr로 분리하여 화소의 정보를 표현한다. 색상 모델이 RGB 모델에서 YCbCr 모델로 변경되면, 화소들에서 일부 값만을 추출하는 샘플링이 진행된다. … 샘플링에서는 밝기 정보를 나타내는 Y는 모두 추출되고, 색상 정보를 나타내는 Cb와 Cr은 인간의 눈이 색상의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는 범위 내에서 일부만 추출된다. <중략>

전처리 과정 후에는 DCT라고 불리는 변환 과정이 진행된다. DCT란 샘플링한 화소의 정보들을 주파수로 변환하여 주파수 영역에 따라 규칙적으로 분리된 데이터로 나타내는 과정이다. … DCT가 수행되면, 인접한 화소들 간의 정보 차이가 작다는 것을 나타내는 저주파 성분은 행렬의 왼쪽 위로, 차이가 크다는 것을 나타내는 고주파 성분은 행렬의 오른쪽 아래로 모여 주파수 영역에 따라 분리된 행렬값으로 표현된다. <중략>

다음으로 양자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양자화 과정에서는 DCT로 얻은 행렬값을 미리 설정된 특정 상수로 나눈 뒤 반올림하게 된다. 이때 저주파 성분의 행렬값은 작은 상수로 나눈 뒤 반올림하지만, 고주파 성분의 행렬값은 0의 값으로 만들기 위해 큰 상수로 나눈 뒤 반올림한다. 이는 … 저주파 성분의 절댓값은 줄이고 고주파 성분은 제거해 데이터의 용량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부호화 과정을 거친다. 부호화는 양자화를 거친 행렬값을 이진수의 부호로 표현하는 것이다.

<2021학년도 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JPEG 형식의 압축은 … 전처리, DCT, 양자화, 부호화 과정을 거친다. 첫째, 전처리 과정에서는 … 전처리 과정 후에는 DCT… 과정이 … 다음으로 양자화 과정을 … 마지막으로는 부호화 과정을
변하는 세상을 보고 인간이 생각해 낸 것이 ‘시간’이다. ‘변화와 상관없이 시간은 흐른다’는 뉴턴 같은 사람도 있지만, 그보다 훨씬 이전 ‘시간은 변화의 척도’라고 말한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예부터 우리에게 시간은 변화와 관련지어 인식됐다. 그런데 아날로그적인 시간을 우리는 디지털적으로 인식한다. 즉 시간은 끊임없이 연속적으로 흘러가는데, 우리는 그것을 끊어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는 태양의 고도 변화를 느끼고 연(年)이라는 시간을 생각했고, 그 1년을 계절로 나눠 인식했다. 나아가 한 달마다 달이, 매일 밤과 낮이, 매시간 태양의 위치가 변하니 ‘월, 일, 시’라는 시간 단위를 생각해냈다. 이렇게 시간에 대해 장황하게 얘기하는 것은 그만큼 시간과 변화를 의식하며 읽어야 하는 글이 많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다.

이 글도 그중 하나로, ‘과정’을 생각하며 읽어야 한다. 과정은 어떤 일(변화)이 차례대로 이뤄지는 흐름을 말하는 것으로, 이 글은 ‘JPEG 형식의 압축 과정’을 그보다 작은 과정(큰 과정 밑에 있는 작은 과정을 ‘단계’라고도 한다)인 ‘전처리 과정’ ‘DCT 과정’ ‘양자화 과정’ ‘부호화 과정’으로 끊어 설명하고 있다. 이 경우 그 순서를 나타내는 말이 함께 쓰인다. 예컨대 이 글에서 보이는 ‘첫째’ ‘후에’ ‘다음으로’ ‘마지막으로’ 같은 부사어가 그것이다. 이를 상하 관계와 단계를 고려해 다음과 같은 순서도로 나타내면서 읽는 것이 좋다.

색상 모델… 변경되면, … 샘플링이 진행… 주파수로 변환하여 … 데이터로 나타내 … 수행되면, … 분리된 행렬값으로 표현… 특정 상수로 나눈 뒤 반올림 … 이진수의 부호로 표현
인간이 ‘시’ 단위로 느끼는 변화보다 더 세밀한 변화를 느꼈을 때 어떻게 했을까? ‘분, 초’ 등의 시간 단위를 생각해냈다. 요즘 ‘나노초(㎱, 1㎱=10억분의 1초)’라는 시간 단위가 나온 것도 우리가 아주 작은 변화까지 봐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정도 좀 더 세분화한 단계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이 글에서 우리는 그것을 볼 수 있다.

전처리 과정은 ‘색상 모델 변경’ ‘샘플링’ 단계로, DCT 과정은 ‘주파수 변환’ ‘데이터 표현’ 단계로, 양자화 과정은 ‘특정 상수로 나누기’ ‘반올림’ 단계로 작게 나뉘어 설명되고 있다. 이런 글은 흔히 ‘A(하/되)면 B’ ‘A(하/되)여 B’ ‘A는/ㄴ 뒤 B’ 등의 문장 구조로 이뤄진다. 이 글도 ‘색상 모델… 변경되면 … 샘플링이 진행’ ‘주파수로 변환하여 … 데이터로 나타내’ ‘수행되면 … 분리된 행렬값으로 표현’ ‘특정 상수로 나눈 뒤 반올림’ 등과 같은 문장 구조로 구성됐다.

다음과 같이 단계를 세분하며 읽는 훈련을 통해 이런 글에 익숙해지도록 하자.

저주파 성분… 왼쪽 위로 … 고주파 성분… 오른쪽 아래로 … 주파수 영역에 따라 분리된 행렬값으로
‘A에 따라 B’라는 문장은 ‘함수’ 관계 또는 ‘판단 기준-판단 결과’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이 또한 시간을 고려하며 생각해야 할 때가 있다. 이 문장을 ‘A 다음에 B가 일어난다’로 생각해야지 ‘B 다음에 A가 일어난다’고 생각한다면 글을 잘못 읽은 것이다. 예컨대 이 글을 읽을 때 ‘주파수 영역(의 결정)’이 먼저 일어나고 ‘데이터 분리’가 그다음에 일어난다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문장을 옆의 순서도를 그리며 읽는 것도, 시간과 변화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행렬값을 … 특정 상수로 나눈 뒤 반올림…이는 … 저주파 성분의 절댓값은 줄이고 고주파 성분은 제거해 데이터의 용량을 줄이기 위한 것
우리는 이전에 ‘문제 인식-원인 분석-방법 모색-문제 해결’의 과정을 담은 글에 대해 알아본 적이 있다. 이것도 시간을 고려해 읽어야 하는 글이다. 즉 ‘문제 인식-원인 분석-방법 모색-문제 해결’을 단계별로 나눠 생각하며 읽어야 하는 것이다.

이 글에 ‘A은/는 B(하)여 C(하)기 위한 것이다’라는 문장 구조가 사용됐다. 이때 C는 문제 해결에 해당하고 A와 B는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인데, A는 B보다 앞선 단계다. 따라서 ‘행렬값을 … 특정 상수로 나눈 뒤 반올림’과, 그다음에 일어나는 ‘저주파 성분의 절댓값은 줄이고 고주파 성분은 제거’는 문제 해결 방법이고, ‘데이터 용량 줄이기’는 최종 단계인 문제 해결 결과에 해당한다. 이런 글은 다음과 같은 순서도로 이해하는 훈련을 통해 익숙해져야 한다.

☞ 포인트
① ‘변화’와 ‘시간’을 고려하며 읽어야 하는 글이 많음을 염두에 두자.

② 아날로그적인 시간을 우리는 디지털적으로 인식함을 알아두자.

③ ‘첫째’ ‘후에’ ‘다음으로’ ‘마지막으로’ 같은 부사어와 ‘A(하/되)면 B’ ‘A(하/되)여 B’ ‘A는/ㄴ 뒤 B’ 등의 문장 구조 등이 ‘과정’을 보임을 알아두자.

④ ‘A에 따라 B’ 같은 ‘함수’ 관계 또는 ‘판단 기준-판단 결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글 또한 시간을 고려해 읽는 연습을 하자.

⑤ ‘문제 인식-원인 분석-방법 모색-문제 해결’의 과정을 담은 글 또한 시간을 고려해 읽어야 하는 글임을 알아두자.

※여기에 제시된 그림들은 글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실제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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