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테이퍼링 시작돼도 주식 투자 계속해야"

입력 2021-06-18 17:38   수정 2021-06-18 17:58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차원에서 매달 매입하는 채권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 다가오면서 뉴욕 증시의 향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씨티그룹은 테이퍼링이 시작되더라도 지속적으로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씨티 프라이빗뱅크는 지난 13일 '쉬운 돈의 끝의 시작'(The beginning of the end of easy money)이라는 보고서에서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지금까지와 같은 막대한 수익률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놓인 기회들을 잡으면 여전히 주식투자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Fed는 지난 16일 열렸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논의를 공식화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고용시장에서의 진전이 계속된다면 추후 회의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논의하는 게 적절하다”며 “테이퍼링 이전에 충분히 사전에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는 FOMC 회의가 열리기 직전, 테이퍼링에 대해 경고했다. 미국의 일자리 회복 속도는 16개월 만에 코로나19 이전의 실업률을 회복할 만큼 빠르기 때문이다. 지난 4개월간 여가, 서비스업 부문에서 고용이 140만 명 급증했다. 씨티는 “채권매입을 ‘언제(when)’, ‘어떻게(how)’ 전환할지에 대한 논의를 더 이상 피할 수 없다”며 “Fed가 지난해에 산 회사채 140억 달러 어치를 연말까지 매도한다는 것도 양적완화의 출구전략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해선 '일시적'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4월 전년 대비 4.2% 오른 데 이어 지난달 5.0% 급등했다. 씨티는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단기에 수요가 급증하며 발생한 것임을 이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19 이 사그라든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부양책이 이어진다면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지만 당국이 그렇게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관측했다.

씨티는 Fed의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이 끝나도 주식투자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13년 테이퍼 텐트럼(긴축 발작) 이후 증시의 수익률이 높았던 점이 그 근거다. 벤 버냉키 당시 Fed 의장이 테이퍼링을 언급하자 각국 증시는 일시적으로 급락했지만 이후 다시 높은 오름세를 탔다. 씨티는 “Fed는 2014~2018년 5년간 기준금리를 아홉 차례 인상(225bp)하는 긴축정책을 펼쳤지만 이 기간 미국 주식의 수익률은 연간 11%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증세도 주식투자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란 게 씨티의 관측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4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증세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대기업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1%에서 28%로 올리고, 고소득자의 소득세율도 상향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씨티는 “1950년 이후 대략 열 다섯 차례의 증세가 있었지만 그 중 주가가 하락한 시기는 한 번(1969년)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서형교 인턴·김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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