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머니에 쫄지 않는다. 중국 당국이 대놓고 견제를 하고 있지만, 중국 본토에서 인기는 더욱 치솟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신 행보에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도 열광하고 있다.
최근 SNS에 김치 게시물이 봇물 터지듯 올라오고 있다. 단순히 김치 '먹방' 인증에서 나아가 "직접 김치를 담갔다"는 외국인들도 적지 않다. 지난 15일 방탄소년단이 자체 예능 콘텐츠 '달려라 방탄'에서 요리사업가 백종원과 김치 만들기가 선보여진 후 나타난 변화다.
이날 방송에서 백종원은 "해외에 있는 재료로도 만들 수 있으니, 배워서 해외 일정 있을 때 만들어 먹어도 좋다"고 제안했고, 파김치, 겉절이 레시피가 자세하게 소개됐다. 파김치와 어울리는 요리로 소개된 '짜장라면'과 겉절이 짝꿍 '수제비'가 SNS 인기 키워드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돋보인 건 백종원이 "우리 김치에는 액젓과 새우젓이 들어간다"며 "양념을 하고 발효를 시키는데, 이게 한국 전통 김치의 특징"이라고 못 박았다. 동물성 발효식품인 젓갈을 넣는 유일한 채소절임 식품이라고 소개하며 중국의 파오차이와 선을 그은 것.
여기에 RM은 "김치엔 우리의 소울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치는 파오차이의 일종"이라고 주장해왔던 중국이 민망해진 상황이다.
K팝이 국내는 물론 아시아 시장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교포 혹은 현지 멤버를 넣는 구성은 흔하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인 멤버로만 구성돼 있기에 방탄소년단은 오히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강조하며 자신들만의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치 콘텐츠를 선보이기 앞서 방탄소년단이 발표한 '아이돌'에서는 굿거리 장단 '덩기덕쿵더러러'와 '얼쑤', '지화자 좋다'와 같은 추임새를 가사에 넣었다. 무대 의상으로 한복을 사용하고, 뮤직비디오에 한국을 상징하는 호랑이, 팔각정을 배경으로 어깨춤을 췄다.
또한 슈가의 두 번째 믹스테이프 'D-2'의 타이틀곡 '대취타' 역시 한국의 전통 군악 대취타를 샘플링했다. 슈가는 스스로를 '범'에 비유하면서 뮤직비디오에서 화려한 한복을 입고 등장했다.
중국은 최근 동북공정으로 역사 왜곡은 물론 한복, 아리랑, 김치 등 한국의 전통 문화까지 "우리가 원조"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방탄소년단은 한국적인 콘텐츠를 줄기차게 선보이는 소신을 보여주고 있는 것. 특히 방탄소년단의 앨범은 멤버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완성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멤버들의 견해를 떼어놓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프렌즈 : 더 리유니언' 스페셜 방송에서 방탄소년단의 출연 분량을 삭제했고,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 중인 맥도날드의 'BTS세트'도 중국에서는 출시되지 않았다.
"아이돌을 향한 비이성적인 응원 문화를 단속한다"면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121만 팔로워를 자랑했던 '방탄소년단바'를 비롯해 총 8개 방탄소년단 팬 계정을 폭파시켰다.
그렇지만 중국의 견제에도 방탄소년단의 중국 내 인기는 여전한 분위기다. 지난 6일 한국관광공사가 중국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진행한 BTS 페스티벌에는 팬들이 몰려 떼창을 부르는 장관을 연출했다.
지난 13일과 14일, 데뷔 8주년을 기념해 진행된 온라인 팬미팅 'BTS 2021 머스터(MUSTER) 소우주'는 총 195개의 국가/지역에서 총 133만 여명이 시청했다. 이틀 동안 팬미팅으로 7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방탄소년단의 인기와 함께 소속사 하이브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이브는 18일 주가 30만 원을 돌파하며 장을 마감했다. 지난 10일 27만2500원에서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시가총액도 10조 원을 돌파했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브의 주가가 35만 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매출 1783억 원, 영업이익 217억 원을 기록한 하이브다. 방탄소년단의 앨범 활동이 없었지만 MD 판매로 매출에 타격이 없었던 것.
코로나19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오프라인 투어가 재개될 경우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분기 영업이익으로만 1000억 원도 가능한 상황"이라는 견해를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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