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국민의힘 입장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보도가 나온 18일 "지금 국민의힘 입당을 거론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예의가 아니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날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나는 국민의 부름에 의해서 국민이 기대하는 일을 하기 위해 나온 사람"이라며 입당 시기가 확정된 게 아니라는 뜻을 밝혔다.
앞서 윤 전 총장 측 대변인은 KBS 라디오에 입당 전망을 긍정적으로 밝히면서 ‘윤 전 총장의 입당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도 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래도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대선 출마 공식화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 윤 전 총장은 "정치 선언 후 정치 행보(입당 여부 등)와 관련해 각계 계층의 의견, 국민 말씀을 먼저 경청하는 게 도리"라며 "그런 뒤 어떤 식으로 정치 행보를 할 것인지 결정하겠다. 이게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입당론에 선을 그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국민의힘 의원과 연쇄 만남(윤희숙·권성동·정진석)을 갖거나 전화 통화(유상범·장제원)를 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으로 마음이 굳어졌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윤 전 총장은 이를 언급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국민의힘 인사를 만난 것이다. 그 반대 진영에 있는 분도 만날 수 있다”며 “당분간 진심을 가지고 경청하는 시간을 계속 가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선 출마=국민 봉사·일'이라고 표현하면서 “대한민국 공직자라면 싫건 좋건 국민이 일을 맡기고 하라고 하면 거기에 따르는 게 맞다. 지금 그 길을 따라가는 중이며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나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측에 따르면 그는 본격 정치 선언 전 1~2주간 전국을 도는 민심 투어를 계획 중이다.
윤 전 총장 대변인은 "국민한테 피해가 가지 않는 부분을 반영해 장소 선정을 할 것"이라면서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어디를 방문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재촉하는 국민의힘과 공수처 수사 등으로 그를 압박하는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 시계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정치 선언 이전 전언으로만 윤 전 총장의 행보가 전해지는 것에 일부 국민은 피로감을 호소했다.
한 네티즌은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것 말고, 다른 대안이 없으면 빨리 입당 결정하고 힘을 모아가는 게 좋을 듯싶다. 질질 끌고 간 보는 것 같아서 이제 좀 피곤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십몇 년씩 대통령 노리고 대통령 되는 것만 생각하던 정치인도 아니고, 평생 범죄자 잡는 검사가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사람이 현 정권에 참다 못해서 검찰총장 때려치운 거고 그게 이제 100일 좀 넘은 건데 본인 자신도 생각할 거 생각하고 정리할 거 정리하고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게 필요하다. 무조건 빨리 나오라고 닦달하는 것도 안 좋다. 국민들 오해 안 하게 노선 확실히 보여주고 준비 잘해서 너무 늦지 않게 국민에게 다가오길 바란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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