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금리인상…원자재시장 패닉

입력 2021-06-18 17:46   수정 2021-06-25 16:43

미국 중앙은행(Fed)이 조기 금리 인상을 예고한 뒤 금 은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날보다 트로이온스(31.3g)당 4.7% 급락한 1774.80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4월 30일 이후 약 7주 만의 최저치다. 하루 낙폭으로 보면 작년 11월 9일(5.0%) 후 가장 컸다.

7월 인도분 은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7.0% 떨어진 25.86달러, 구리 가격은 파운드당 4.7% 하락한 4.18달러로 장을 마쳤다. 차량 배기가스 정화장치를 제조할 때 필요한 팔라듐 가격은 하루 새 11%나 밀렸다. 작년 3월 이후 15개월 만의 최대 하락폭이다.

최근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한 유가도 약세로 돌아섰다. 7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 대비 1.5% 떨어진 배럴당 71.04달러로 마감했다.

Fed가 전날 금리 인상 예상 시점을 2023년으로 1년 앞당기자 달러 가치가 급등하면서 원자재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원자재 가격은 보통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중국 정부가 구리와 알루미늄, 아연 등 비축 물량을 풀겠다고 밝힌 것도 투기 수요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은 산업용 금속의 최대 수요국이다. 한편 옥수수와 대두 등 주요 농산물 선물 가격 역시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달만 해도 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사상 최고가 또는 수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투자금이 더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Fed의 금리 인상과 같은 변수가 불거지면서 그동안 원자재 시장 랠리를 이끌었던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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