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공모주펀드(18일 기준)에는 연초 이후 4조1437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에서 3조9160억원이 빠져나갔으니 열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한 달 동안만 해도 4189억원이 쏠리며 인기를 입증했다.
공모주펀드에 돈이 몰리는 것은 하반기에 IPO 대어들이 줄줄이 상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게임업체 크래프톤은 7월 중 상장을 목표로 지난 16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는데, 공모 희망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이 28조원에 달해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18조원)를 훌쩍 웃돌았다. 카카오뱅크와 LG에너지솔루션 등도 하반기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복청약이 금지되는 것도 공모주펀드의 인기를 더했다. 공모주 경쟁률이 수천 대 1에 달하는 상황에서 중복청약마저 막히면 억대 돈을 맡긴다고 해도 1~2주 남짓밖에 배정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기관 수요예측에 참여해 비교적 많은 물량을 받는 공모주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수익을 보려는 투자자가 증가하고 있다.
공모주펀드에 지나치게 자금이 쏠리자 운용업계는 펀드 가입을 중단시키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공모주알파증권펀드를 오는 23일부터 소프트클로징하기로 했다. 상장 직전 자금이 지나치게 몰리면 공모주 수익률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앞서 BNK스팩&공모주30증권투자신탁1호(채권혼합) 역시 지난 9일부로 펀드 가입을 일시적으로 막았다. 이들은 시장 상황과 포트폴리오 구성 현황을 보고 다시 펀드 가입을 받을 계획이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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