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100대 기업 ESG 브랜드 조사에서 종합 순위 3위를 차지했다. 특히 환경(E) 분야에서 1위를 기록해 환경 경영에서 강한 리더십을 확인시켰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그린밸런스 2030’을 회사의 비전으로 세우고 적극적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나섰다. 친환경 사업모델을 확장해 2030년까지 환경부정영향을 ‘0’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화학 기업에 요구되는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친환경 신성장 동력인 배터리 사업과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이온분리막(LiBS)과 같은 소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 포드와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설립, 기아와 전기자동차 배터리 순환경제 구축 협력, SK렌터카와는 전기차 배터리 모니터링 사업 등을 구축해 배터리 활용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2023년까지 증평, 폴란드, 중국 창저우 등 국내외 LiBS 생산공장에서 총 18.7억 ㎡ 분리막 생산능력을 갖춰 글로벌 생산능력의 30%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각 자회사 내에서도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 SK종합화학은 ESG 관점에서 친환경 전략인 ‘그린 중심 딥체인지 전략’을 중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의 20% 수준인 친환경 제품 비중을 2025년까지 70% 이상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SK종합화학이 개발한 폐플라스틱을 열로 분해시켜 플라스틱의 원료로 재활용하는 열분해유 제조 기술은 폐플라스틱 재활용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SK에너지는 SK이노베이션,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탄소 포집 및 저장(Carbon Capture & Storage, CCS)을 다루는 국책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2030년까지 연간 400만 톤 이상 CCS 구축을 목표로,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CCS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윤활유 사업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최근 친환경 윤활유인 ‘SK지크제로’의 용기까지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며 친환경 산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환경 경영을 확산하기 위해 ‘플러스틱(Plus+Plastic) 페스티벌’, ‘산해진미 자원 봉사 프로그램’과 같은 캠페인도 운영한다. 전 사업장에서 진행한 이번 캠페인은 실천적 ESG를 통한 전사 차원의 ESG 친화적인 기업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진행됐다.
[인터뷰] 조한성 SK이노베이션 프로젝트 리더(PL)
“안전사고도 숨김 없이 공개…소통 늘린다”
- 100대 기업 ESG 브랜드 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비결은.
“대한민국 에너지 회사로서 SK이노베이션이 갖고 있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감과 그에 따른 노력에 좋은 평가를 주신 것으로 생각한다. SK이노베이션은 과감한 배터리 사업 투자와 더불어 친환경 사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남녀 고용평등, 가족친화 우수 기업, 사회적 기업 및 소셜벤처 육성 생태계 조성, 이사회 중심의 투명 경영 등 경영 내 ESG 내재화를 위해 노력했는데, 그에 대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 ESG 경영 이후 사업적으로 가장 큰 변화는.
“최근 에너지 업계는 급변하고 있다. 미국 석유 메이저사인 엑손모빌의 이사진 변화가 그 시작이다. ‘탄소 감축’을 강조하는 행동주의 펀드 엔진넘버원이 엑손모빌의 이사회 3석을 확보하는 이변에 이어 로열더치셸은 네덜란드 법원으로부터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9년 대비 45% 감축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 역시 ‘기후행동 100+(Climate Action 100+)’를 비롯한 전 세계 기후 관련 기관으로부터 탄소 감축을 요구받고 있다. 비즈니스 변화는 이제 선택지가 아니라 필수가 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소재 사업 등을 통해 신성장 동력과 친환경 사업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SK에너지와 석유 개발 사업인 E&P에서는 CCS를 통해 동해 가스전에 연 40만 톤씩 탄소를 저장하는 신사업을 개척 중이다. SK종합화학은 플라스틱 열분해, 생분해 플라스틱 개발 등을 통해 플라스틱 100% 재활용을 계획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사명 그대로, 글로벌 기후변화 상황을 기회로 삼아 계속 혁신해 나갈 예정이다.”
- SK이노베이션이 발간해 온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차별점은.
“우선적으로는 SK이노베이션 경영 전반에 내재된 ESG를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올해 SK이노베이션은 더 폭넓은 ESG 경영을 위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 이전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회사가 무엇을 잘하고 있는지 알리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간 SK이노베이션이 발간한 보고서 형식도 유사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해관계자가 요구하는 사항에 대해 솔직하고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자 보고서 형태를 대폭 변경할 예정이다. 배터리 관련 소송 및 안전사고 증가 등 외부에 알리기 부담스러운 내용도 솔직하게 공개한다. 앞으로 해당 사안에 대한 재발 방지, 개선을 위한 노력과 목표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안하며 SK이노베이션의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담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단기적으로는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기업의 태도는 궁극적으로 큰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 별도로 발간하는 ESG 리포트는 어떤 내용을 담나.
“ESG 리포트는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모두 담기 어려운 데이터를 중심으로 주요 외부 평가기관에 대응하기 위해 발간된다. 올해는 ESG 항목별 정책, 지표 등 SK이노베이션의 다양한 ESG 전략에 집중한 ESG 퍼포먼스 리포트를 새롭게 발간할 예정이다. 앞으로 매년 이러한 ESG 리포트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만으로는 공시하기 어려웠던 상세한 ESG 활동에 관한 정보를 외부 이해관계자의 눈높이에 맞춰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 SK이노베이션의 올해 목표는.
“SK이노베이션은 2021년을 ESG 경영의 원년으로 삼고 기존의 ESG 활동을 재정비하려고 한다. 발전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뿐만 아니라 아시아 정유·화학 기업 최초로 스코프(scope) 1·2·3 통합 탄소 감축을 추구하는 넷제로 로드맵 리포트 발간을 앞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넷제로 선구자로서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에너지 회사의 벤치마크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이 그린 에너지 & 머티리얼 기업(green energy & materials company)으로 새롭게 변화하는 초석을 쌓는 것이 올해의 궁극적인 목표다.”
조수빈 subin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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