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에서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을 가르치는 정보교육 시수가 부족한 가운데 사교육만 부채질하고 있다는 정보교육계의 비판이 나왔다.
이재호 한국정보교육학회장(경인교대 교수)는 21일 서울 서초구 신라스테이 세미나실에서 전국 정보교육네트워크가 연 ‘제2회 초·중등 정보(SW·AI)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육과정 개편 혁신포럼’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초·중등교육에서 정보교육의 시수가 매우 부족하다는 점을 우선 지적했다. 그는 “초등학교 SW교육이 2003년에는 특별활동으로 200시간 이상 이뤄졌으나 2015 교육과정에서는 17시간으로 매우 축소됐다”며 “정보교과가 없고 ‘실과’ 교과 안에 1개의 단원으로만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2022 교육과정에서는 정보교육 시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초·중등 과정에서 의무로 지정된 소프트웨어 교육은 초등학교가 17시간, 중학교가 34시간이다. 고등학교는 선택 과목이다. 이렇게 적은 수업시간으로 인해 오히려 SW 사교육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한국정보교육학회가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SW 사교육을 시키고 있는 학부모들의 42.9%는 ‘학교교육이 부족해 사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답했다.
김한일 한국컴퓨터교육학회장(제주대 교수)도 SW 수업 비율이 매우 낮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초등학교의 SW 수업 비율은 전체의 0.29%, 중학교는 1%에 불과하다”며 “교육과정 편제표에는 정보 교과가 명시되어있지도 않다”고 했다. 이어 그는 “2022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에게 격차 없는 정보교육을 제공하고, 학습권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 정보교육네트워크는 한림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공학한림원, 정보교육확대추진단, AI미래포럼 등 18개 단체가 올 하반기 정부의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발표를 앞두고 교육과정에 소프트웨어(SW)와 인공지능(AI) 교육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족된 단체다.
이들은 초·중·고의 정상적인 정보교육을 위해서는 최소한 초등학교의 경우 3~4학년 군에서 68시간, 중학교의 경우 136시간, 고등학교의 경우 4학점에 해당하는 64시간의 시수와 이를 위한 독립적이고 필수화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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