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폭스바겐 이어 포르쉐도 전기차 배터리 자체 생산한다

입력 2021-06-21 17:24   수정 2021-06-22 02:02

독일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고 배터리 생산에 뛰어든다. 아시아 배터리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움직임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르쉐는 독일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업체인 커스텀셀스와 합작사를 설립해 2024년 소규모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다고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포르쉐가 합작사 지분 83.75%를 갖고, 나머지는 커스텀셀스가 보유하게 된다. 합작사의 배터리 공장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지역에 들어설 예정이다. 연간 100㎿, 전기차 1000대 분량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 공장에선 경주용 자동차처럼 특수한 모델에 올라가는 배터리가 생산된다.

포르쉐가 속한 폭스바겐그룹은 2023년 새로운 배터리셀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2030년까지 유럽에 배터리 공장 6곳을 짓는다는 계획도 세웠다. 세계 판매량 2위인 폭스바겐그룹이 배터리 자가 공급 비중을 점차 늘리겠다는 신호로 해석돼 업계 이목이 쏠렸다.

미국 포드차도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포드차는 전기 상용차 충전소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인 일렉트리피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전환이 완성차 업체만의 과제는 아니다. 118년 역사의 미국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도 전기 오토바이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요헨 자이츠 할리데이비슨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전동화는 이미 정해진 길”이라며 “할리데이비슨이 오토바이 시장의 전동화를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자이츠는 CEO 취임 한 달 만에 할리데이비슨의 첫 번째 전기운송수단책임자를 임명했다. 지난달에는 할리데이비슨 마니아로 잘 알려진 짐 팔리 포드차 CEO를 이사회에 합류시켰다. 모두 전기차 전환을 앞당기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할리데이비슨은 기존 오토바이 생산시설을 개조해 전기 모델을 생산하고, 라이브와이어라는 전기 오토바이용 독립 브랜드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라이브와이어의 첫 전기 오토바이 모델은 다음달 8일 국제모터사이클쇼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할리데이비슨은 지난해 미국에서 전년보다 22% 줄어든 10만365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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