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2대 주주인 나스닥시장 상장사 나녹스가 국내에서 디지털 엑스레이 장비용 반도체 생산에 들어갔다.
나녹스는 운영 중인 청주공장 내부 모습을 21일 한국경제신문에 처음 공개했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SK텔레콤, 요즈마그룹코리아, 후지필름, 폭스콘 등의 투자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독점적인 디지털 엑스레이 촬영 기술을 보유 중이다.
기존 엑스레이 장비는 촬영을 위해서 빛을 내는 튜브를 가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튜브 과열을 막기 위한 냉각 장비가 필요하고 연속 촬영에 한계가 있다. 나녹스는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반도체를 이용해 카메라 플래시처럼 짧은 순간에 내는 빛으로도 엑스레이 촬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별도 냉각 과정이 필요 없어 장비를 들고 다닐 정도로 소형화할 수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나녹스아크’는 튜브를 고리 모양으로 나란히 배치해 3차원으로 된 엑스레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 장비다. 기존 컴퓨터단층촬영(CT) 대비 최대 10분의 1까지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나녹스는 한국을 엑스레이 장비의 핵심 부품인 MEMS 반도체 칩과 튜브 생산기지로 낙점했다. 올초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집적단지)에 매입한 1만2000㎡ 규모 부지에 짓고 있는 부품공장은 올 9월 완공이 목표다. 청주에 있는 임시 MEMS 생산시설은 이 공장이 완공되면 모두 이전할 예정이다. 청주공장은 선주문 받은 나녹스아크에 적용할 MEMS 칩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달 초 해당 칩의 웨이퍼에 미세회로를 새겨넣는 선공정 작업에 들어갔다.
용인공장에선 이 반도체 칩 생산능력을 연 22만 개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나녹스아크를 5만 개가량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반도체 생산을 위한 클린룸 규모도 청주공장 대비 3배 이상으로 확충한다. 나녹스는 지난 4월 골절 촬영 등에 이용되는 싱글소스 디지털 엑스레이 기술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입체적으로 영상 촬영이 가능한 멀티소스 기술도 이달 17일 FDA 허가를 신청했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초도 물량으로 디지털 엑스레이 장비 1000대를 생산하는 게 목표”라며 “의료용뿐만 아니라 출입국 검역, 품질 검사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장비에도 디지털 엑스레이 기술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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