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수소 경제를 구축해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10%를 절감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21일 내놨다. 이를 위해 앞으로 5년간 1조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 능력을 연 3만9000t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 30만 대가 1년간 쓸 수 있는 양이다. 또 대형 액화수소 충전소를 전국에 30곳가량 구축하고, 액화수소 충전기 등 해외 기술에 의존하는 수소 설비의 국산화도 추진키로 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수소 에너지가 인류의 미래를 바꾸는 에너지 혁명의 근간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1966년 동양나일론 울산 공장에서 시작한 효성은 55년이 지난 이날 울산에 수소 공장을 짓고, ‘제2의 창업’을 선포했다. 조 회장은 “반세기 전 효성의 역사가 시작된 울산에서 100년 효성으로 나아갈 새로운 장을 열고자 한다”고 했다. 섬유, 화학 위주에서 수소로 사업영역을 본격 확대키로 한 것이다. 조 회장은 “가보지 않은 길은 누구나 두렵지만 힘겨운 첫걸음이 새로운 세상을 여는 역사가 될 것”이라며 “이번 기공식은 우리 아이들에게 맑은 하늘과 푸른 숲, 신선한 공기를 선물하기 위한 여정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기공식과 별도로 연 2만6000t의 액화수소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해 총 3만9000t까지 늘릴 예정이다. 연 3만t 이상 돼야 단가를 낮춰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투자금은 5년간 1조원이다. 액화수소 판매사 효성하이드로젠은 액화수소 유통을 위해 기존 충전소보다 훨씬 큰 대형 충전소 30여 개를 설립한다. 수소트럭 등 대형차 충전이 가능하고, 한 번에 여러 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첫 번째 액화수소 대형 충전소는 울산 지역에 두기로 했다.
효성과 린데는 ‘수소 응용기술을 통한 탄소중립 대한민국 건설’이란 비전도 밝혔다. 양사는 △수소 생산·충전 설비의 안정성과 신뢰성,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확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블루수소, 그린수소 추출 기술 개발 및 설비 국산화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개발을 통한 탄소중립 수소 사업 기반 구축 등을 3대 과제로 정했다. 효성 관계자는 “탄소 포집·재활용(CCU) 기술을 포함, 다양한 응용기술을 개발해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0% 감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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