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딧은 다운됐지만, 난 여전히 주식이 좋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 달린 댓글 중 일부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가 최근 급등했다. 미국의 개미들이 몰려갔기 때문. 미국의 개미들은 유튜브 서버를 빌리고,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댓글창을 채팅창 삼아 주식 퀴즈와 정보를 공유하며 친목을 도모했다. 댓글은 520만 개를 돌파했다.
지난 8일 전 세계 주요 웹사이트 접속이 마비됐다. CNN, 뉴욕타임스, 파이낸셜 타임스 등 주요 언론사 홈페이지뿐 아니라 아마존, 페이팔, 스포티 파이 등 트래픽이 높은 사이트들도 먹통이 됐다. 미국의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도 예외는 아니었다.
레딧 서버가 다운되면서 레딧의 주식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 이용자들이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댓글창으로 몰려갔다. 앞서 레딧의 개미들이 서버가 다운될 경우 "'강남스타일'에서 만나자"는 제안이 있었기 때문.
'강남스타일'은 올해 3월 '40억 뷰'를 돌파했다. 2014년 5월 유튜브 사상 최초로 20억 뷰를 넘어선 후 단일 뮤직비디오로는 한국 최초의 기록이다.
'강남스타일'의 인기로 빌보드 차트에서 5주 연속 2위에 오르며 '강제 해외 진출'을 했던 싸이는 2012년 당시 레딧 회원들과 실시간 댓글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댓글 인터뷰에는 1만3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면서 뜨거운 화력을 자랑했다.
'강남스타일'을 다시 찾은 레딧 회훤들은 댓글로 "레딧이 다운되면 이곳으로 오자는 우리의 계획이 성공해 기쁘다", "두려워 하지마라,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레딧 다운 직후 우리 모두 여기모였다" 등 반가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싸이도 자기 조회 수가 왜 갑자기 급증했는지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레딧에서 활동 중인 미국 개미들이 왜 '강남스타일'을 비상 피난처로 삼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세계적인 인기를 모은 '강남스타일'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삭제할 가능성이 낮고, 월스트리트베츠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선글라스를 낀 남자인데 그게 '강남스타일' 싸이 이미지와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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