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재로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입은 경기도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4000억원 규모의 재산종합보험에 가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쿠팡은 보험 가입금액 중 자기부담금에 해당하는 10%를 제외한 3600억원가량의 보험금을 받게 될 전망이다.
해당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손해보험사는 쿠팡 물류센터 보험 계약을 공동인수한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다. 이번 보험금 지급으로 각사 실적은 물론, 업계 평균 손해율에 작지 않은 타격이 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보험금 지급 규모는 소방 당국의 사고조사 결과에서 발표될 실제 재산 피해 정도에 따라 산정된다. 아직 재산 피해 규모 집계 전이지만, 화재 규모가 커 닷새째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건물, 시설물, 재고자산 대부분이 모두 손실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내용이 피해조사에서 확인되면 쿠팡은 보험 가입금액 중 자기부담금 10%를 제외한 전액인 3600억원가량을 보험금으로 받게 된다.
해당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국내 보험사는 쿠팡 물류센터 보험 계약을 공동인수한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다. 책임비중이 가장 높은 보험사는 DB손해보험으로, 책임비중만 60%에 달한다. 그 뒤로 KB손해보험이 23%, 롯데손해보험 15%, 흥국화재 2% 순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DB손보가 보험금의 60%인 2160억원을 지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이번 사고로 DB손보가 지급하는 최대 보상액은 70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사고 조사 결과가 나와야 손해액, 보험금 규모가 정확히 나오겠으나 당사의 경우 초과손해액재보험을 들고 있어 일정 한도까지의 보험금만 부담하게 된다"며 "이번 사고 관련 한도는 70억으로, 나머지는 재보험사와 재재보험사가 분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DB손보를 포함한 4개 보험사 모두 재보험사 코리안리에 재보험 계약돼, 각 보험사가 부담하는 금액은 수십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연이어 대형 사고가 발생한 만큼 업계 평균 손해율의 큰 폭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각사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에는 3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큰불이 난 이후 8월 울산 온산공단, 11월 LG화학 여수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대형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다. 이 때문에 당시 100~200억원대의 보험금을 지급한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은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
벌어들인 보험금 대비 지급하는 보험금 규모도 크게 오르면서 화재보험의 업계 평균 손해율도 고공행진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2019년 60%였던 화재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82.1%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 "일반보험의 경우 화재와 같은 큰 사고가 발생하면 실적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받은 보험료 대비 보험료를 얼마나 지급하는 지 나타내는 손해율도 올라갈 수밖에 없기에, 이번 화재는 단순히 보험사가 얼마나 지급하느냐의 문제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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