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리기 위해서는 각종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도로 형태, 지형지물, 보행자의 돌발 움직임은 물론 날씨에 따른 도로의 다양한 상태 변화까지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천만㎞ 주행 시험이 필수다.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자회사인 웨이모는 일반 도로에서 1000만마일(약 1600만㎞)을 넘는 주행거리를 기록한 끝에 2018년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상용화에 성공했다. 10년 넘게 걸렸다.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모라이는 이런 자율주행 테스트 기간을 단축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AI 기반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솔루션이다.
2018년 KAIST의 자율주행차 연구진이 창업한 모라이는 글로벌 자율주행업계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 대표는 “세계적인 가상 자율주행 업체인 어플라이드 인튜이션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고, 특정 분야에서는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어플라이드 인튜이션은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억2500만달러(약 1415억원)의 투자금을 추가로 유치했다.
네이버와 현대차는 모라이에 투자도 했다. 카카오벤처스, 신용보증기금,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도 모라이의 투자자다. 이를 통해 누적 투자금 44억원을 모았다. 직원은 첫해 3명에서 지금은 50명이 넘는다. 모라이의 작년 매출은 15억원이다. 인력 확보 등 투자 확대로 지난해 1억원 정도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모라이는 올해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일본, 인도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세계 그래픽처리장치(GPU) 1위 기업인 미국 엔비디아와 협업도 진행 중이다. 정 대표는 “정부가 모라이의 솔루션을 자율주행 인증 평가 도구로 이용하게 하는 것도 목표”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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