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경찰서에서 집단적으로 이뤄진 신입 여성 경찰관 성희롱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관계자들이 강원경찰청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연루된 남성 경찰관만 무려 16명에 이른다.
경찰청은 최근 태백경찰서 경찰관 12명에게 징계를, 4명에게 직권 경고를 하도록 강원경찰청에 지시했다. 또 태백경찰서장에게는 지휘 책임을 물어 현 근무지에서 거리가 매우 먼 지역으로 문책성 인사 발령을 내렸다.
해당 사건 의혹이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 3월로 당시 피해자 A씨는 "(동료 경찰관들이) 여경 휴게실에 몰래 들어가 속옷 위에 꽃을 놓거나 은밀한 사생활까지 공공연하게 퍼뜨렸다"고 폭로했다.
그는 내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번번히 무시당했고, 고통은 2년 가까이 이어졌다. 특히 경찰서 직장협의회는 오히려 가해자들의 편을 들며 자신을 공격했다고 A씨는 설명했다.
지난 3월 폭로 이후 경찰청 조사 결과, 제기된 의혹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가해 남성 경찰관들은 A씨에게 "얼굴이 음란하게 생겼다" "가슴을 들이밀며 일을 배워라"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고, 경찰청은 직장협의회 역시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자를 음해하는 등 '2차 가해'를 했다고 판단했다.
경찰청은 조사의 공정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경찰청 성희롱·성폭력 심의회를 거쳐 최종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또 태백경찰서에도 기관 경고를 내리고, 강원경찰청 청문감사관실에는 부서 경고 조치 했다.
강원경찰청은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고 가해 경찰관들에 대한 구체적인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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