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족이 증가하면서 편의점이 '동네 주막'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 회식 등 모임이 줄어든 데다 주류는 온라인 주문이 안돼 소비자들이 가까운 편의점으로 향한 결과다. '이색 콜라보레이션 맥주'가 이끄는 수제맥주와 와인 매출이 급증했다.
23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주요 편의점에서 올해 상반기(지난 20일 기준) 주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넘게 급증했다.
이 기간 편의점 CU는 주류 매출이 35.5% 뛰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주류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연간 수치(17.8%)의 2배 수준이다. 최근 5년 연간 주류 매출 증가율과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치다.
GS25에서도 주류 매출이 39.8% 뛰었다. 롯데그룹 계열 세븐일레븐과 신세계그룹 계열 이마트24의 주류 매출 역시 각각 33.6%, 47%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모든 주종이 성장세를 나타냈지만 특히 증가율이 두드러진 주종은 수제맥주를 비롯한 맥주와 와인이었다.
올해 상반기 전체 맥주 매출이 20~40%대 증가했다. CU(41.2%)·GS25(42.0%)·세븐일레븐(25.6%)·이마트24(33.4%) 모두 맥주 증가세가 컸다.
특히 수제맥주 맥주 매출은 각 편의점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주류 규제 완화로 인기 있는 수제맥주 대량 공급이 가능해진 데다 각 편의점이 다양한 이색 콜라보 맥주를 선보이면서다. CU(498.4%) GS25(239.6%) 세븐일레븐(285.85%) 이마트24(537%) 모두 수제맥주 매출이 폭증했다.
CU는 세븐브로이·대한제분과 협업해 곰표 밀맥주를 선보인 지난해 6월을 기점으로 수제맥주 매출이 급증했다. 해당 편의점의 지난달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배로 뛰었다.
그동안 다양한 콜라보 맥주를 선보인 편의점 GS25는 북극곰이 그려진 '노르디스크맥주'로 응수했다. 세븐일레븐은 '롯데껌' 시리즈 맥주를 밀고 있다. 올 3월 쥬시후레쉬 껌 원액을 담은 라거 수제맥주 '쥬시후레쉬맥주'를 선보인 데 이어 '스피아민트맥주'를 선보이기로 했다.
상반기 와인 매출 급증도 만만찮았다. CU(120.2%) GS25(130.5%) 세븐일레븐(241.2%) 이마트24(143.1%) 모두 와인 매출이 세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가정에서 가족과 혹은 친구들과 술자리 분위기를 즐기려는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 소비자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CU, 이마트24 등 편의점들도 대형마트에 이어 자체브랜드(PB) 와인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는 홈술족 잡기에 나섰다. CU가 1월 출시한 자체브랜드(PB) 와인 'mmm(음)!'은 현재까지 40만병이나 팔렸다.
송영민 BGF리테일 음용식품팀장은 "최근 편의점은 새롭고 이색적인 주류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현대판 주막'으로 애주가의 입을 즐겁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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