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금 '3분의 1토막' 날 수도"…한은의 경고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1-06-23 10:30   수정 2021-06-2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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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상화폐) 가격이 지난 2018년(68.5% 하락) 수준처럼 폭락할 경우 한국인의 암호화폐 투자금이 3분의 1토막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의 개인·기업의 암호화폐 총투자금 가운데 34조원가량이 증발한다는 의미다. 1인당 손실금의 경우 350만원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지난 22일 발표한 ‘2021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두 가지 방법을 통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암호화폐 투자금 잔액을 45조1000~53조2000억원 규모로 산출했다.

지난 5월 말 암호화폐 시가총액(1775조원)에서 비트코인 거래액의 원화 거래 비율(3.0%)을 적용해 한국은 5월 말 암호화폐 투자금 잔액을 53조2000억원(1775조원×3.0%)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또 암호화폐 투자자 1인당 추정 투자금(500만원)과 신규가입자 수를 바탕으로 투자금 잔액을 45조1000억원 규모로 산출됐다. 신규 가입자 수는 국내 암호자산 거래소의 실명 계좌 수로 추정했다. 거래소 실명 계좌 수는 2020년말 133만6000개에서 2021년 2월 말 250만2000개로 늘었다.



암호화폐 가격은 작년 들어 급등락하는 추세를 이어갔다.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지난해 3분기 평균에 1만634달러에 불과했다. 올해 4월 13일 6만3503달러로 6배가량 뛰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22일에 2만8000달러 선까지 내려가는 등으로 지는 1월 이후 5개월 만에 3만달러 선이 붕괴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비트코인 거래금액(하루평균)도 급증해 2020년 평균 322억달러에서 올해 1~5월 평균 657억달러로 2배 이상 뛰었다.

한은은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암호화폐 가격 상승폭이 여타 자산가격 상승폭을 크게 웃도는 점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만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암호자산은 주식 배당, 부동산 임대료 등과 같은 기초 현금흐름이 없고, 유무형의 편익 발생 가능성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시장참가자의 관심, 정부의 규제 가능성 등에 따라 급등락하는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시즌 1'로 부르는 2018년 급락하는 시점에 비트코인 가격은 고점 대비 68.5%나 빠졌다. 이 같은 하락률을 고려하면 국내 암호화폐 자산액이 45조1000~53조2000억원에서 14조2000~16조7580억원가량으로 쪼그라들 수 있다. 3분의 1토막이 나는 것이다. 1인당 추정 투자 잔액도 500만원에서 157만5000원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한국경제학회의 설문조사에서도 암호화폐 폭락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등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경고음은 커지고 있다. 김현철 코넬대 정책학과 교수는 암호화폐 거래를 전면중단해야 한다며 "암호화폐의 개수가 8899개"라며 "암호화폐는 1~2개를 제외하고는 실물로서의 가치가 없어 머지않아 가치가 0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이더리움도 가치가 충분히 0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높고 젊은 층의 폭탄돌리기는 위험하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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