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화상태라고? 동남아 진출해 '한식 맛집' 된 K편의점

입력 2021-06-23 11:22   수정 2021-06-23 11:23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한국 편의점이 '한식 맛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에서 포화 상태에 접어든 편의점들의 해외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한식 비중을 늘리는 전략으로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은 현지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오는24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말레이시아 1호 매장인 방사사우스점을 연다.

이마트24는 현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K-푸드'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현지 점포에 불고기·치킨·참치마요·연어 등 한국식 컵밥 4종을 비롯해 떡볶이, 닭강정, 어묵튀김 등 다양한 한국 음식을 점포에 비치할 예정이다.

국내 눈꽃빙수 장비를 활용한 빙수 4종도 판매하며 김밥, 삼각김밥, 샌드위치, 샐러드 등 한국식 간편음식(RTE·Ready To Eat)도 판매해 한국 문화와 음식에 민감한 현지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마트24보다 한발 먼저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CU 역시 한국 음식으로 현지 소비자들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CU는 지난 4월1일 쿠알라룸푸르에 말레이시아 1호점인 'CU 센터포인트점'을 열었다. 개점 직후 열흘간 다녀간 방문객만 1만1000여명이다. 이는 하루 평균 1000명 가량이 방문한 것으로 한국 편의점의 점당 평균 객수 대비 약 3.3배 높은 수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로 점포를 단축운영하고 동시 출입 인원을 30명 내외로 제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방문객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기간 CU 말레이시아 점포에서 매출 상위 제품에 이름을 올린 제품은 대부분 한국 음식이었다. 1위는 떡볶이, 2위는 닭강정, 4위는 전주비빔 삼각김밥이었다. 특히 닭강정, 핫도그, 짜장 떡볶이, 어묵 등 한국식 즉석조리 식품은 전체 매출의 36%를 차지하기도 했다.


국내 편의점 업계가 포화상태에 빠지며 CU, 이마트24를 비롯한 다른 편의점도 해외 진출에 적극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편의점 수는 5만 개 수준으로, 업계 1·2위를 다투는 CU와 GS25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1만 4900여 개, 1만 4600여 개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국내 편의점 수는 3000개 이상 늘었다. 늘어난 점포 수만큼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편의점업계는 추가 수익 창출을 위해 택배 등 각종 생활 편의 서비스 기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만 수익을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해외 시장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말레이시아는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데다 편의점을 이용하는 젊은층 인구가 많아 편의점 입점 조건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한국 편의점이 한국 문화와 음식을 알리는 기지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추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국내 편의점이 진출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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