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변은 사실 맛이 있었다. 흑91은 참고도 백1로 받으면 2로 젖혀서 12까지 회돌이축을 보는 수다. 이것을 방지하고자 백도 92로 받았다. 여기서도 흑이 94에 이단젖히고 백 ‘가’, 흑 ‘나’였다면 패가 되는 자리였다. 하지만 흑은 팻감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일단 93으로 손을 돌렸다. 그러자 백도 94에 가일수해서 맛을 없앴다.
백이 약간 앞서는 국면에서 끝내기에 접어든다. 흑95는 실착이었다. 그냥 104에 달릴 자리였다. 백이 받지 않고 96·98로 실리를 챙긴 수순이 좋아서 포인트를 좀 더 올렸다.
흑107은 선수다. 이곳을 막고 오른쪽 백 석 점 혹은 중앙에 삭감한 102를 공격하려는 뜻이다. 그래서 백도 112에 그냥 잇는 수보다 108을 택했다. 그런데 여기서 흑113이 큰 실수였다. 이 수는 114에 이을 자리였다. 지금은 거북등이 힘을 쓸 곳이 없는 국면이기 때문에 같은 두 점이지만 지금은 114가 훨씬 컸다. 사실상 승부가 난 장면이다.
박지연 5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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